"나 임신한 것 같아"…성관계 미끼로 600만원 뜯어내려 한 커플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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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임신한 것 같아"…성관계 미끼로 600만원 뜯어내려 한 커플의 최후

2025. 09. 01 11:0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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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비 안 보내면 고소 협박도 모자라 집까지 쳐들어가

법원 "죄질 불량"

성관계를 빌미로 낙태비와 합의를 요구하며 협박한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각각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울산지방법원 조국인 판사는 연인과 공모해 성관계를 미끼로 돈을 뜯어내려 한 20대 여성 B씨와 30대 남성 A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 원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바(BAR)에서 손님으로 만난 황 씨와 성관계를 가진 B씨는 남자친구 A씨와 함께 황 씨에게서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웠다.


낙태비를 빙자한 치밀한 협박

이들의 범행은 치밀했다. 먼저 남자친구 A씨가 전면에 나섰다. A씨는 피해자 황 씨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X 칠 때는 좋았죠? 남의 여자친구 안에 X으면 책임을 져야지"라며 겁을 줬다. 여자친구 B씨는 "부모님한테 이야기했더니 내일 당장 혼인신고 하라고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전화 협박이 통하지 않자, 이들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피해자를 몰아붙였다. 판결문에 담긴 메시지 내용은 노골적이었다.


"나 오빠랑 살 자신이 없어. 오빠 나 낙태비 600만 원 보내줘", "검사 받고 오빠 정액 채취해서 강간으로 고소할게", "오빠도 몇천만원 줄 바에 600주고 합의하는 게 안 좋아?"


A씨는 다음 날 아침 "오늘 경찰서 간다. 개쪽 한번 당해봐야 한다"는 문자메시지까지 보내며 협박을 이어갔지만, 피해자가 돈을 보내지 않으면서 이들의 공갈 계획은 미수에 그쳤다.


연락 피하자 집까지 쳐들어간 대담함

피해자가 연락을 피하며 돈 주기를 거부하자, 이들의 범행은 더욱 대담해졌다. A씨와 B씨는 A씨의 친구 김 씨까지 동원해 피해자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이들은 건물 공동현관문 옆에 적힌 번호를 토대로 비밀번호를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문을 열고 건물 복도에 침입했다. 3층에 있는 피해자의 집 앞까지 찾아가 수차례 현관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는 등 피해자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안겼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죄질 및 범정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A씨에 대해서는 "범행을 주도했고, 과거 공갈미수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밝혔고, B씨에 대해서는 "사기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음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형량이 엇갈린 이유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을 공통된 유리한 사정으로 보면서도, "피고인 B는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반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A씨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참고] 울산지방법원 2025고단581 판결문 (2025. 7. 23.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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