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믿은 학원 선생님의 그루밍 성범죄...어떻게 처벌해야 할까요?
10년간 믿은 학원 선생님의 그루밍 성범죄...어떻게 처벌해야 할까요?
우울증 상담해주던 스승의 강제추행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중학생 시절부터 알고 지낸 학원 선생님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A씨에게 B씨는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믿고 의지하던 어른이었다.
A씨가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는 사실도 B씨는 알고 있었다.
사건 당일, B씨는 A씨의 가슴을 보며 “큰 줄 몰랐다”, “왜 이렇게 크냐”고 말하며 옷 위로 가슴을 만졌다.
이후 자리를 옮겨서는 옷과 나시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반복해서 만졌다.
A씨는 사건의 충격으로 불안과 수면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몸이 굳어 저항하지 못했는데도 B씨를 처벌할 수 있을까?
몸 굳어 저항 못 했는데…'강제추행' 인정될까
변호사들은 상대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 자체가 강제추행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정벽 김인규 변호사는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성추행 피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로웰 김훈희 변호사 역시 “성범죄에서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거나 물리적 저항을 해야만 강제추행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옷과 나시 안으로 손을 넣어 반복적으로 만졌다는 내용은 성적 성격이 상당히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경우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카톡과 정신과 기록, 결정적 증거 될까
변호사들은 B씨가 보낸 사과 카카오톡 메시지와 A씨의 정신과 진료 기록이 혐의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길 길기범 변호사는 “피신고인이 카카오톡으로 사과한 내역은 자신의 범죄 행위를 스스로 인정하는 강력한 자백 증거가 된다”고 평가했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도 “가해자의 사과 카카오톡은 혐의를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물증”이라며 “사건 전후의 정신과 진료기록, 1366 상담 내용, 피해 기록 등은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충격과 진술의 일관성을 증명하는 핵심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사건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A씨의 기존 진료기록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사건 전후의 기록을 비교하면 오히려 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더 명확히 입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감명 임지언 변호사는 “기존 우울증 치료기록이 있다면 사건 이전의 상태를 확인하는 자료가 되고, 사건 이후 불안·수면장애 등이 새롭게 나타났거나 악화됐다면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년간 쌓은 신뢰 이용한 '그루밍', 처벌에 영향 주나
A씨와 B씨의 관계는 미성년자 시절부터 이어진 사제관계였다. B씨는 A씨의 정신적 어려움까지 알고 있었다. 이런 신뢰관계를 이용한 접근, 이른바 ‘그루밍’ 정황은 처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알고 지냈다는 사정만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또한 ‘그루밍’ 자체가 별도의 죄명인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 변호사는 “사제관계와 신뢰관계, 상대방이 질문자님의 정신적 어려움을 알고 있었다는 점은 범행 경위와 즉각적인 저항이 어려웠던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정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황은 재판에서 B씨에게 불리한 양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는 “그루밍 및 신뢰관계 악용, 피해자의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 이용 등이 불리한 양형 요소로 작용한다”며 “피신고인이 초범이라 할지라도 중한 처벌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법무법인(유한) 해송 박재휘 변호사는 “초범이라는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으나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