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로 오인' 총격, 야산서 60대 숨져 법원 판결은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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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로 오인' 총격, 야산서 60대 숨져 법원 판결은 달라질까?

2025. 09. 09 15:2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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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멧돼지 잡으려다 동료에 총 맞아 사망

오인 사격의 법적 책임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남 장흥의 한 야산. 칠흑 같은 새벽, 멧돼지 퇴치 활동에 나섰던 60대 남성 B씨의 손에 들린 엽총이 불을 뿜었다. 총알은 멧돼지가 아닌 함께 활동하던 동료 A씨의 가슴에 박혔다.


"A씨를 멧돼지로 오인했다"는 B씨의 진술. 멧돼지 퇴치라는 '업무'를 수행하던 중 벌어진 비극적 사고에 대한 법의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


총구를 겨눈 동료, 멧돼지라 믿은 비극적 순간

사건은 9일 새벽 2시 13분께 발생했다. 멧돼지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유해조수 퇴치 활동에 나섰던 B씨는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형체를 멧돼지로 착각, 엽총을 발사했다.


총알은 그대로 동료 A씨에게 치명상을 입혔고,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B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들은 모두 수렵면허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허가받은 엽총을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인'이 형량을 바꾼다? 법조계의 분석

"멧돼지로 오인했다"는 B씨의 진술은 법적 책임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을까. 법조계는 오인 사격 자체만으로 형량이 감경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총기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더 엄격한 주의의무가 요구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업무상과실치사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해조수 퇴치 활동은 총기 사용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형법상 '업무'로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B씨가 어두운 환경에서 대상을 명확히 확인하지 않고 총을 쏜 행위는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판단될 여지가 크다.


'과실의 정도'가 판결을 좌우한다

법원이 B씨의 형량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과실의 정도다.


사고 당시의 시간(야간)과 장소(야산)의 특성, 시야 확보 여부, 사격 전 동료의 위치를 확인했는지 여부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다. 만약 B씨가 A씨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부주의하게 총을 쏜 것이라면, 단순 오인 사격 이상의 중대한 과실로 인정될 수 있다.


유사 판례들을 살펴보면, 수렵 활동 중 총기 오발 사고는 대부분 금고형이 선고된다.


특히 피해자 유족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높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B씨의 과실이 중대하다고 판단될 경우 금고 1년 6개월 이상의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책임과 비극 사이, 남겨진 숙제

이번 사건은 적법한 활동 중에도 사소한 부주의가 불러온 돌이킬 수 없는 비극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B씨의 '오인' 진술이 법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결국 주의의무 위반의 중대성을 판단하는 법원의 몫이다.


법의 엄정한 판단과 별개로, 이번 사고는 총기 사용이 수반되는 모든 활동에서 안전 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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