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대출 한도 부족으로 계약 취소했더니...집주인 '가계약금 못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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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대출 한도 부족으로 계약 취소했더니...집주인 '가계약금 못 돌려줘'

2025. 10. 30 09:5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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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파기 책임 누구에게?

LH 대출 불발에 가계약금 분쟁 법적 해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LH 전세임대 제도를 통해 새 보금자리를 구하려던 A씨.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하고 부푼 마음으로 가계약금까지 보냈지만, 예상치 못한 LH의 대출 한도 통보에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 더 황당한 것은 집주인의 반응이다.


“계약 파기는 당신 탓”이라며 가계약금 반환을 거부한다.


사건은 지난 10월 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보증금 8,500만 원짜리 다세대 주택을 LH 전세임대로 계약하기로 하고,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임대인에게 가계약금을 송금한다. 하지만 나흘 뒤, LH는 해당 주택의 전세 보증금 최대 한도가 6,000만 원이라는 권리분석 결과를 통보한다.


A씨가 약속한 8,500만 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계약의 대전제였던 ‘LH 대출’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A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집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보증금 조정을 시도하지만, 돌아온 것은 “8,500만 원이 아니면 안 된다. 계약 파기의 책임은 당신에게 있으니 가계약금은 못 돌려준다”는 냉담한 통보뿐이다.


A씨는 “내 잘못도 아닌데 소중한 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한다.


집주인은 ‘네 탓’, 세입자는 ‘내 잘못 아냐’… 계약 파기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이번 분쟁의 핵심은 계약이 무산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이다.


집주인은 A씨가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채무 불이행’이라 주장하고, A씨는 LH의 결정 때문에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졌다고 맞선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맞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이다.


이 계약이 사실상 ‘LH 전세임대 승인’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이른바 **‘정지조건부 계약’**에 해당한다고 분석한다. 계약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 처음부터 불가능해진 만큼, 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김영호 변호사(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는 “묵시적인 정지조건이 성취될 수 없는 것으로 확정된 이상, 계약은 무효”라며 “임대인은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가계약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민법 제537조에 명시된 ‘채무자위험부담주의’ 원칙도 A씨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는 계약 당사자 모두의 잘못 없이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 어느 쪽도 상대방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리이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LH의 대출 한도 결정은 A씨의 책임 없는 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원칙에 따라 집주인은 받은 가계약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명도 날인도 없는 ‘문자 약정서’, 법적 증거가 될 수 있을까?

A씨는 집주인과 직접 만나 서명한 계약서가 아닌, 중개인이 문자로 보내온 약정서만 가지고 있다. 이처럼 형식적인 절차가 부족한 ‘문자 계약서’도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서명이나 날인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환진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계약의 주요 내용인 보증금 액수 등이 명확하고 가계약금 송금 내역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계약의 존재 자체는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도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오히려 정한준 변호사(법무법인 현림)는 “정식 계약서가 아닌 약정서 형태라는 점은 아직 확정된 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A씨가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는다.


결론적으로 법조계는 A씨가 소송으로 갈 경우 가계약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소송에 앞서 법적 근거를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 집주인의 자발적 반환을 유도하는 것이 첫 단계라고 조언한다.


한순간에 부서진 꿈 앞에서 법의 문을 두드린 A씨가 부당하게 떼일 뻔한 보증금을 되찾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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