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1년 만에 파탄, 7천만원 오른 신혼집…'명의 없는 아내' 몫은?
사실혼 1년 만에 파탄, 7천만원 오른 신혼집…'명의 없는 아내' 몫은?
부동산 발품, 인테리어 비용 기여했다면 명의 없어도 상승분 분할 가능

사실혼 관계에서 이별한 A씨는 7천만원 오른 신혼집에서 빈손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셔터스톡
A씨의 결혼 준비는 꿈으로 가득했다. A씨는 발품을 팔아 신혼 보금자리가 될 아파트를 직접 찾아냈고, 가계약까지 마쳤다. 하지만 명의 문제를 논의하던 중, 집은 남편이 될 B씨의 단독 명의로 매수했다.
결혼식을 올리고 행복한 미래를 그리던 것도 잠시, 두 사람의 관계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파국을 맞았다.
갈등의 중심에는 두 사람이 함께 마련한 신혼집이 있다. 그 사이 집값은 7천만 원이나 올랐다. B씨는 "명의가 내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 당신 몫은 없다"며 A씨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A씨가 신혼집에 함께 거주한 기간에 대한 월세를 내고, 연애 시절 함께 탔던 A씨 차량의 감가상각비까지 요구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7천만원 오른 신혼집, 내 몫은 정말 없나
A씨는 과연 빈손으로 쫓겨나야 할까.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혼 관계에서도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재산분할 청구권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승원의 한승미 변호사는 "신혼집을 구하는 과정과 인테리어, 대출 상환에 기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집값 상승분에 대해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즉, A씨가 부동산을 직접 알아본 노력, A씨 어머니가 지원한 인테리어 비용 600만 원, A씨가 보탠 대출 상환금 500만 원 등은 명백한 '기여도'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법원 판례 역시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을 '사실혼이 해소된 날'로 보며, 이후 발생한 가치 상승분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법무법인 한일 이재희 변호사는 "단기간에 7천만 원의 시세 차익이 발생했다면 상담자의 기여를 부정할 수 없다"며 "시세 상승분의 절반까지도 요구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같이 살았으니 월세 내라"…황당한 요구, 법적으로 통할까
그렇다면 B씨가 요구하는 '월세'와 '차량 감가상각비'는 어떨까. 이 역시 변호사들은 '무리한 요구'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한 거주 비용은 '공동생활비용'으로 간주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청구하기 어렵다.
연애 시절 장거리 여행에 A씨의 고급 승용차를 이용한 것에 대한 감가상각 요구 역시 "연인 관계에서의 호의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의 설명이다.
합의서에 섣불리 사인했다간…
B씨는 A씨에게 '사실혼 파기 합의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소송을 피하고 재산분할 없이 관계를 정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법률사무소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는 "합의서에 섣불리 서명하면 재산분할, 위자료 등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반드시 변호사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권리관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재산분할 조정신청'이나 소송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