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무혐의에도 징계 압박…교사 극단 선택, 법원 “순직 인정”
성추행 무혐의에도 징계 압박…교사 극단 선택, 법원 “순직 인정”
교육자 자긍심 짓밟은 무리한 조사
국가가 책임져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던 중학교 수학교사가 수사기관의 내사종결 처분에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의 징계 절차가 진행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법원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사망이라며 공무상 재해(순직)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사망한 교사 A씨의 배우자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경찰 무혐의 처분에도 이어진 교육청 징계 압박
A씨는 전북 부안군의 한 중학교에서 수학교사 겸 2학년 담임으로 근무했다.
2017년 4월, 일부 학부모가 A씨의 부적절한 신체접촉 문제를 제기하며 사건이 시작됐다.
학교 측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개시됐으나, 정작 피해 여학생들은 "추행 의도가 없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전라북도 학생인권교육센터의 판단은 달랐다.
센터는 피해 학생들과 직접 면담조사를 거치지 않고 초기 진술서만으로 A씨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정해 교육감에게 징계 처분을 권고했다.
학생들 "잘못 없다" 탄원했지만…돌아온 건 직위해제
이 과정에서 억울한 상황을 목격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진술서에는 기분이 나빴다고 적었으나 잘못이 없으니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다수 제출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학생 역시 A씨에게 직접 사과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A씨에게 해명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인터넷 언론에 성추행 의혹 기사가 보도되고 직위해제 처분까지 받게 되자, A씨는 불면증과 우울 장애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30년간 징계 없이 성실하게 근무했던 A씨는 결국 징계를 앞둔 2017년 8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법원 "30년 교육자 자긍심 무너져…인과관계 인정"
A씨의 배우자는 순직을 주장하며 유족급여를 청구했으나, 인사혁신처는 공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학생인권교육센터의 조사 결과 수업지도를 위해 한 행동들이 성희롱 등 인권침해 행위로 평가됨에 따라 30년간 쌓아온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이 부정됐다"고 판단했다.
또한 "더는 소명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상실감과 좌절감으로 인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일련의 조사를 받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다고 인정하며,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