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얘기하자"며 안가로 부른 김건희 여사…단순 만남인가, 또 다른 거래의 시작인가
"성경 얘기하자"며 안가로 부른 김건희 여사…단순 만남인가, 또 다른 거래의 시작인가
변호사들 "안가 두 번 썼다면, 다른 사람과는 몇 번?" 의혹 제기
'빌렸다'는 목걸이, 법적으론 '뇌물죄 공범' 가능성 커

집사 김예성 씨·김건희 여사·건진법사 전성배 씨 모습. /연합뉴스
"마음이 아주 괴로워 성경 이야기를 듣고 싶다."
김건희 여사가 고가의 목걸이 세트를 돌려준 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을 비밀 가옥인 '안가'로 두 차례 불렀던 이유다. 이 회장이 자수서에 밝힌 이 내용은 '목걸이 스캔들'을 넘어 김 여사의 활동 반경과 방식에 대한 더 큰 의혹의 문을 열었다. 과연 이 만남은 순수한 위로의 시간이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거래의 서막이었을까.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장윤미, 송영훈 변호사의 발언을 통해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 쟁점과 특검의 수사 전략을 정리해 봤다.
"사기 전과 2범이면, 20번은 쳤다는 뜻"…안가의 미스터리
송영훈 변호사는 이번 '안가 회동' 의혹을 2004년 영화 '범죄의 재구성'에 빗대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영화에서 '사기 전과 2범이면 사기를 20번도 넘게 쳤다는 이야기다'라는 대사가 나온다"며, "이봉관 회장을 만날 때만 안가를 두 번 썼을까 하는 점이 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즉, 한 사람과의 만남을 위해 두 번이나 비밀 가옥을 사용했다면, 다른 인물들과의 은밀한 만남에도 안가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장윤미 변호사 역시 의문을 제기했다. "한남동 관저도 있는데 굳이 보는 눈이 없는 안가에서 성경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과거 고가의 선물을 줬던 기업인에게 '마음이 괴롭다'며 다시 오라고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또 뭘 갖고 오라는 소리인가'라고 생각하지 않았겠나"라고 반문했다.
"빌려주신 물건"…2년 만의 반납은 '알리바이' 연출?
논란의 중심인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세트에 대한 이봉관 회장의 진술도 구체적이다. 2022년 3월, 당선인 신분이던 김 여사에게 "당선 선물"이라며 건네자 김 여사는 "괜찮은 액세서리가 없는데 너무 고마워요"라며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약 2년 뒤 김 여사는 목걸이와 브로치만 돌려주며 "전에 빌려주신 물건을 잘 사용하고 돌려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장윤미 변호사는 "스스로 알리바이를 만드는, 상황을 연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빌린 것'이라는 외형을 만들어 훗날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송영훈 변호사는 법적으로 이런 '연출'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판례에 따르면 선물을 받은 순간 이미 뇌물수수든 알선수재든 범죄는 성립한다"며 "2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반납한 것은 양형에 고려되기도 어려운 사정"이라고 못 박았다.
'뇌물죄 공범' 딜레마…남편은 정말 몰랐을까
김 여사는 공무원이 아니기에 직접 뇌물죄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 핵심은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뇌물죄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다.
장윤미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경제 공동체' 판례를 언급하며 "법률적 가족 관계가 없는 두 사람도 경제 공동체로 인정했는데, 하물며 부부는 말할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즉, 선물의 최종 수혜자는 대통령의 직무 권한이며, 따라서 부부는 사실상 하나의 '뇌물 수령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송영훈 변호사는 특검이 넘어야 할 허들이 만만치 않다고 봤다. 송 변호사는 "공범이 되려면 최소한 공무원인 남편이 아내가 무언가를 받는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특히 대통령 임기 중이 아닌 당선 직후의 일을 남편이 인지했음을 입증하는 것은 특검이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전망했다.
'옆방에 공범이 있다'…특검의 동시 소환, 왜?
특검은 김 여사와 그의 '집사'로 불리는 김 모 씨, '법사'로 불리는 건진법사 전 모 씨를 같은 시간대에 소환했다. 이는 피의자들을 각기 다른 방에 앉혀두고 동시에 신문하는 고전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수사 기법이다.
송영훈 변호사는 "옆방에서 내 공범이 뭐라고 진술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사실을 털어놓게 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윤미 변호사 역시 "실시간으로 진술을 비교하며 거짓말을 가려내고 수사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