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마스크를 사 갔다"⋯주민번호 입수 경로에 따라 '처벌 수위' 달라진다
"누군가 내 마스크를 사 갔다"⋯주민번호 입수 경로에 따라 '처벌 수위' 달라진다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명의도용' 신고 잇따라
도용한 신분증 입수 경로 및 종류에 따라 적용될 법 달라
'공적 마스크 판매 방해 = 공무집행방해'로 본다면 형량 더 높아질 듯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마스크를 사가 경찰에 신고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정부는 지난주부터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약사들은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며 '중복 구매 확인 시스템'을 통해 중복 구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중 출생연도의 끝자리가 1과 6이면 월요일, 2와 7이면 화요일, 3과 8이면 수요일, 4와 9면 목요일, 5와 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인이 한 번에 살 수 있는 마스크는 한 주에 1인당 2매다.
그런데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본인보다 먼저 마스크를 사 가버리는 사태가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의 한 병원 간호조무사가 지난 12일 환자 4명의 주민등록번호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8장을 구매한 혐의로 체포됐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A씨도 지난 14일 누군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로 마스크를 사 갔다는 것을 확인 후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 확인에 나섰다. 법률 전문가들은 시스템에 나타난 '중복 구매' 표시가 단순한 시스템 오류나 약사의 입력 실수가 아닌 명의도용에 의한 것이라면, 적어도 2~3개의 현행법 위반죄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변호사들은 남의 신분증을 도용해 마스크를 구매했을 경우, 입수 경로와 사용 신분증 종류에 따라 죄목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는 "마스크 구매에 사용에 사용한 신분증을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 또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중 무엇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죄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마스크를 살 때 남의 주민등록증을 부정 사용한 것이라면 '주민등록법위반죄'가 되지만, 그것이 운전면허증이었다면 '공문서부정행사죄'가 된다"고 했다.
주민등록법위반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공문서부정행사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매겨진다.
김 변호사는 또 "부정 사용한 신분증을 어떻게 입수했느냐에 따라 추가되는 죄목이 달라질 것"이라며 "주워놓았던 신분증을 사용했다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그게 아니고 훔친 것이라면 '절도죄'가 적용된다"고 했다.
점유이탈물횡령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절도죄는 이보다 높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는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약국에서 마스크를 중복 구매한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약국의 업무를 '중복 구매'를 통해 방해했다고 본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또한, 약국의 업무를 정부의 공적 마스크 판매를 대신하는 행위로 본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도 볼 수 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특히 수사기관과 법원이 최근 '공무집행방해'를 엄히 다루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복 구매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적용된다면 처벌 수위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