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500원에 '업무방해' 전과자 될라…무고 입증의 길
단돈 1500원에 '업무방해' 전과자 될라…무고 입증의 길
인증번호 한번에 '노쇼' 폭탄…경찰 압박에 변호사들 "이것만은 기억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배달앱 가입만 해주면 1,500원을 드립니다."
이 달콤한 제안에 인증번호를 넘겨준 한 시민이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자신의 명의로 '음식 테러' 수준의 노쇼(No-show) 주문이 발생하면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 경찰에 전달한 정보가 다르다는 이유로 '거짓말쟁이'로까지 몰린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억울함을 벗기 위해선 '고의성' 부인과 '객관적 증거' 확보는 물론, 모든 피의자가 알아야 할 최후의 방패가 있다고 조언한다.
"1500원 줄게요"…달콤한 유혹의 대가는 경찰 조사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22일, A씨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받은 솔깃한 제안이었다. "배달의민족 어플을 가입하면 1,500원을 주겠다"는 말에 별다른 의심 없이 휴대전화 인증번호를 넘겨줬다.
하지만 약속된 돈은 입금되지 않았고, 일주일 뒤 날아온 것은 경찰의 우편물이었다. A씨의 명의로 3곳의 음식점에서 후불결제 주문이 접수된 뒤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 사건이 발생했고, A씨가 업무방해 혐의의 참고인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거짓말 같다"…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조여오는 수사망
단순 참고인 조사로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은 A씨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경찰의 요청에 따라 배달앱 가입 정보를 확인해 전달했지만, 최근 경찰은 "당신이 준 정보와 우리가 영장으로 확보한 정보가 다르다.
거짓말을 한 것 같다"며 사실상 A씨를 피의자처럼 대하기 시작했다. 단순 명의 대여가 아닌,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심의 눈초리였다. 이주한 변호사는 이런 상황일수록 "당시 착오로 인해 일부 잘못 전달한 사실은 솔직히 인정하되, 의도적으로 숨기려는 목적은 전혀 없었고 조사에 협조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하며, 진술의 신빙성과 태도가 수사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고의' 없으면 무죄…'검사의 입증책임'이 최후의 방패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억울함을 벗어날 핵심 열쇠로 '고의성 없음'과 '객관적 증거'를 꼽았다. 업무방해죄는 타인의 업무를 방해할 '의도'가 명확히 입증되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단순히 앱 가입만 도와준 것으로는 주문 행위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라며, 주문 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주문 당시 다른 곳에 있었다는 '알리바이'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재용 변호사는 "당시 휴대폰 위치정보가 주문된 장소와 일치하지 않거나, 어플에 실제로 본인이 접속하지 않았다는 로그기록이 있다면 무죄 입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라며 객관적 자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결정적으로, 법률 전문가들은 A씨와 같은 입장에 처한 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법의 대원칙으로 '검사의 입증 책임'을 제시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무죄를 선고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A씨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검사가 'A씨가 범인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A씨는 감정적 대응보다 일관된 진술과 증거 확보에 집중하며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