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없이 10년 넘게 빌려준 땅, '말썽 없이' 온전히 돌려받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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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없이 10년 넘게 빌려준 땅, '말썽 없이' 온전히 돌려받는 방법

2020. 03. 19 15:3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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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에 정함이 없는 토지임대차' 분쟁 생기면 복잡

변호사들 "내용증명 보낸 후, '이 순서' 대로 진행하라"

계약서를 쓰지 않고 장기간 빌려준 땅을 분쟁 없이 돌려받으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땅 2000평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돈이 필요해지자 이 땅을 팔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A씨의 땅을 지금 사용하고 있는 B씨다.


A씨는 마을 사람 B씨에게 10년 넘게 이 땅을 빌려줬다. B씨는 그 땅에서 파 농사를 지어 왔다. 이를 위해 그는 비닐하우스를 짓고 우물을 파 놓기도 했다. A씨는 땅을 빨리 팔기 위해 B씨가 버린 각종 농업 쓰레기를 치우고, 땅을 깨끗하게 정리해 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했다. A씨는 지난 2월 B씨를 만나 그러한 뜻을 전했다.


더불어 임대계약 해지 의사도 밝혔다. 다행히 B씨는 "알겠다"며 땅을 비워줄 것처럼 말했다. 그러던 B씨가 한 달쯤 지나자 돌변했다. "올가을까지는 여기서 농사짓고 싶은데, 빨리 말하지 않았으니 못 나가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 땅을 빌려줄 때 B씨와 정식 계약서는 쓰지는 않았다. 구두로 임대료를 정하고, B씨에게 각서만 한 장 쓰도록 했다. 내용은 "땅 주인이 나가라면 언제든 나가고, 땅에 설치한 시설물 철거 비용은 임차인(B씨)이 해결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B씨를 내보낼 수 있는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기한을 정해 놓지 않은 토지 임대차⋯변호사들이 '내용증명' 먼저 발송하라는 이유

변호사들은 "이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임대차가 설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며 "자칫하면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은 우선 A씨가 내용증명을 발송하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기간 약정이 없는 토지 임대차의 경우는, 민법에 따라 임대인의 계약해지통지가 임차인에게 전달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A씨가 올해 2월 계약 해지를 원한다고 임차인에게 구두로 통보했지만, 내용증명을 보내 보다 확실하게 통보해 놓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


법무법인 송천 오현석 변호사는 "향후 분쟁이 생겨 B씨와 소송을 하게 된다면 계약 기간이 종료된 사실이 입증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기간 약정이 없어 상대방이 부인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내용증명을 보내 상대방에게 의사를 확실히 전하라"'고 말했다. 그래야 계약해지 효력이 생겨 6개월 뒤라도 명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 나가겠다고 버티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 → 명도 소송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이 사안의 경우 합의가 안 되면, 민사소송을 통해 토지 위에 있는 시설 철거와 명도를 청구해야 한다"며 "이때 각서가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A씨가 지난 2월에 구두로 해지통보를 했으므로 B씨가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부동산 명도소송을 제기해야 오는 8월 명도 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수 변호사는 "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토지 사용권이나 점유권을 넘길 염려가 있으므로, 임차인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는 B씨가 A씨의 땅을 제3자에게 임의로 점유권(사용권)을 이전한 경우 명도 소송에서 이겨도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된다.


명도소송과 동시에 토지 위에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들에 대한 철거도 청구할 수 있다. 단, 이때는 시설물들이 설치된 도면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김 변호사는 "기한에 정함이 없는 토지 임대의 계약해지는 법적 쟁점들이 복잡해질 수 있다"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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