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실수로 '보험사기꾼' 된 상황, "합의하자"는 보험사의 요구 들어주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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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실수로 '보험사기꾼' 된 상황, "합의하자"는 보험사의 요구 들어주면 안 되는 이유

2020. 11. 10 13:59 작성2020. 11. 10 19:46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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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는 '유죄'를 전제로 하는 것⋯단어에 속지 말아야

합의서 내용도 '불리'⋯향후 손해배상 소송도 어렵게 돼

"이런 일을 대비하려고, 보험을 든 건데 보험사기라니⋯." 사고를 당해 들어 둔 보험으로 해결했는데 보험사로부터 사기꾼으로 신고를 당했다. 그런데 얼마 뒤 보험사로부터 "합의를 하자"며 연락이 왔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얼마 전 사고를 당해 큰 병원비를 지출한 A씨. 예전부터 들어 둔 보험으로 해결해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보험사가 A씨를 갑자기 '보험사기꾼'으로 몰았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결국 사건은 경찰 단계를 거쳐 검찰로 넘어갔다.


"이런 일을 대비하려고, 보험을 든 건데 보험사기라니⋯."


그런데 며칠 전 보험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업무처리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했다. 다른 사람에게 지급한 보험금 증빙서류가 A씨의 명의로 처리돼, 이 사달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모두 녹음해 뒀다.


그리고 합의를 제의했다. 내부 업무처리에 실수가 있었다고 보험사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합의를 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제출할 거라고 했다. 합의서는 이런 내용이다.


"당사자들은 원만하게 합의하였으며, 이후 어떤 경우에도 합의 사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동의합니다."


A씨는 하루빨리 이 일에서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합의서 작성하고 끝내면 되는 건지,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상받는 게 좋을지 변호사에게 도움을 구했다.


변호사 "합의 절대 안 돼⋯보험사가 법에 대한 무지 이용하고 있다"

사안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절대' 보험사와 합의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보험사가 법에 대한 '무지(無知)'를 이용한 처사라고까지 했다. 대체 무슨 뜻일까.


법무법인 신광의 임선준 변호사는 "합의는 '혐의 인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입을 뗐다. 이 때문에 "A씨가 합의서를 제출하면 A씨가 '보험 사기' 혐의를 인정하는 게 되므로, 절대로 합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굿윌파트너스의 주명호 변호사도 "절대 응해선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주 변호사는 "정당한 보험금을 수령한 것이고, 보험사의 실수이므로 '보험사기'가 아닌데, 합의서 형식으로 사안을 종결시키면 안 된다"고 했다.


보험사 측의 이런 합의 시도는 '법에 대한 무지'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 변호사는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의 임그리사 변호사 역시 "만약 A씨가 합의를 한다면,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되므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기 어렵고 향후 보험사 실수에 대해 보상을 받기도 어려워진다"고 했다.


법무법인 보인의 이관욱 변호사도 "보험사 측이 제시한 합의서 내용에는 보험사 잘못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순히 합의했다는 것과 일절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만 있어 A씨에게 전혀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A씨는 절대 보험사와 합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소 취하 또는 무혐의를 다퉈야 할 사안⋯녹음 등 증거 제출해라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합의가 아니라 무혐의, 더 나아가 보험사 스스로가 고소 취소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당연히 수사기관에 이 사실을 알려 재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도 "보험사의 실수로 고소가 제기됐으니, 합의서를 작성할 것이 아니라 무혐의를 다퉈야 하는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퍼플의 박철현 변호사는 "합의는 '혐의인정'을 전제로 한 피해회복이 문제"라며 "이번 경우는 보험사 스스로가 고소를 취소하거나, 수사기관에 보험사 실수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했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 역시 "합의서 제출이 아니라 보험사 측에서 본인들의 실수로 인한 신고였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정리하자면, 보험사 실수를 인정한 녹취록을 수사기관에 제출하고 보험사의 고소취하서 제출 또는 무혐의 처분을 받으라는 게 변호사들의 조언이다.


보험사 실수이니, 보험사로부터 위자료 받아라

변호사들은 A씨가 보험사에게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승인의 오승일 변호사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 있다" 고 했다.


주명호 변호사도 "보험사가 잘못을 인정한 증거(녹음파일)가 있으므로 사건이 종결되면, 보험사를 상대로 민사상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소송을 통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이관욱 변호사는 "보험사가 제시한 합의서 대신, A씨가 일정한 금액을 보상받는 내용의 합의서를 새로 작성한 후 보험사가 고소 및 고발취하서 등을 제출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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