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우면 전 재산 포기” 각서, 법정에서 휴지조각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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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우면 전 재산 포기” 각서, 법정에서 휴지조각 되는 이유

2025. 11. 04 14: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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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외도 후 받는 각서의 법적 효력과 한계, 그리고 진짜 활용법을 법률 전문가들이 밝혔다. 계약서가 아닌 '자백 증거'로서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우자 외도 시 '전 재산 포기' 각서는 법원에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남편의 외도, '전 재산 포기' 각서 믿었다간…법원이 외면하는 결정적 이유


남편의 외도 증거를 손에 쥔 아내 A씨. 배신감에 치를 떨었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 '다시는 바람피우지 않겠다. 어길 시 전 재산을 포기한다'는 각서에 공증까지 받아냈다.


과연 이 각서는 A씨의 미래를 지켜줄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이 '믿음의 증표'가 법정에서 예상과 전혀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 재산 포기? 법원은 왜 ‘과도하다’고 볼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륜 시 전 재산 포기'와 같은 각서는 법원에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법무법인 이로의 김수한 변호사는 “공증은 그 문서를 남편 본인이 작성했다는 사실만 증명할 뿐, 내용의 법적 효력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리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법률 행위를 무효로 보는데, 법원은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재산권 포기 약속을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짙다. 설령 효력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법원이 위약금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대폭 감액할 수 있다.


각서의 진짜 가치, ‘계약서’ 아닌 ‘자백 증거’


그렇다면 각서는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일까. 변호사들은 각서의 진짜 용도는 따로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인화의 최경섭 변호사는 “이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합의는 효력이 없지만, 남편이 자신의 외도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정하는 ‘진술서’ 형태로 공증을 받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즉, ‘잘못했다’는 추상적 다짐 대신,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부정행위를 했는지 명확히 기재한 각서는 훗날 이혼 소송에서 남편의 잘못(유책)을 입증하는 ‘결정적 자백 증거’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각서보다 확실한 길, ‘3년의 골든타임’ 상간 소송


일부 변호사들은 각서 확보보다 더 확실한 방법으로 ‘상간 소송’을 제시한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민경남 변호사는 “상간 소송은 불법 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제기해야 하는 소멸시효가 있다”며 “너무 늦지 않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아내 A씨가 우려했던 ‘구상권(대신 갚아준 돈을 본래 책임자에게 청구하는 권리)’ 문제에 대해서도 “상간녀가 위자료를 물어준 뒤 남편에게 일부 책임을 청구하는 것이지, 아내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배우자와 혼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간녀만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감정적 대응 넘어, 냉철한 법적 전략이 관건


배우자의 배신이라는 폭풍 속에서 자신의 법적 권리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감정적 대응을 넘어서야 한다. 외도 사실을 명확히 기록한 ‘자백형 각서’를 받아둘 것인가, 아니면 소멸시효 3년 안에 ‘상간 소송’이라는 칼을 먼저 빼 들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하든, 중요한 것은 순간의 합의에 기댈 것이 아니라 냉철한 법리 검토와 전략적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법의 보호는 가장 냉정하게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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