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만든 딥페이크 봤을 뿐인데…" 보지도 않은 피해자가 5천만 원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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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만든 딥페이크 봤을 뿐인데…" 보지도 않은 피해자가 5천만 원 소송

2026. 04. 16 15:2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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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법원 처분 끝난 줄 알았는데 날아온 소장…'공동 책임' 쟁점 부상

딥페이크 사진 시청으로 가정법원 처분을 받은 학생이, 본 적 없는 다른 피해자로부터 5천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AI 생성 이미지

"그 사진은 본 적도 없는데 5천만 원을 내라니요." 친구가 만든 딥페이크 사진을 본 뒤 학교폭력 및 가정법원 처분까지 받았던 한 학생이, 자신이 본 적도 없는 다른 피해자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충격에 빠졌다.


가정법원 처분으로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지만, 이제는 '공동불법행위'라는 또 다른 법적 굴레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


끝난 줄 알았는데…'5천만원 내라' 날벼락


사건은 작년 겨울, 한 학생이 "딥페이크 만들었는데 보여 줄까?"라는 친구의 말에 호기심으로 사진을 보면서 시작됐다.


그가 본 것은 피해자 두 명의 사진이었다. 몇 달 뒤 이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며 학교폭력 신고와 경찰 조사가 이어졌고, 학생은 가정법원 처분까지 받으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온은 길지 않았다. 처분을 받고 두 달쯤 지난 어느 날, 그의 부모님 앞으로 소장이 날아들었다. 소송을 건 사람은 자신이 전혀 본 적도, 피해 사실조차 몰랐던 제3의 피해자였다.


피해자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10명에게 공동으로 5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형사 처벌과 민사 배상은 별개…'자동 면죄부'는 없다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 처벌과 민사 책임은 별개라고 선을 긋는다. 법무법인 감명 김승선 변호사는 "이미 보호처분을 받았더라도 피해자는 별도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 절차가 끝났다고 해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자동으로 사라지는 '면죄부'는 없다는 의미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 역시 "가정법원에서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민사적인 책임(손해배상)까지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며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학생이 받은 가정법원 처분과 별개로 피해자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법적 권리가 있다.


'보지 않은 사진' 책임 있나? 핵심은 '공동불법행위'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학생이 '보지 않은 사진'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다.


변호사들은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보면서도 '공동불법행위'가 변수라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하이브 정다솔 변호사는 "본인이 해당 피해자의 사진과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민사상 책임을 다툴 여지가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다만 같은 그룹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동불법행위자로 묶이는 경우도 있어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동불법행위란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적인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연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법무법인 연우 백지예 변호사는 "판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행위들 사이에 객관적 관련공동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단순히 10명 중 한 명이라는 사실만으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국 학생이 딥페이크 제작이나 유포에 기여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일부 사진을 수동적으로 시청만 했는지가 책임 범위를 가를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소장 무시하면 '자동 패소'…30일 내 답변서 제출해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경고하는 것은 '무대응'의 위험성이다. 법무법인 테헤란 장유종 변호사는 "소장을 받았다면 답변서 제출 기한(보통 30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기한 내 미제출 시 청구 인낙으로 간주될 수 있어 불리해진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5천만 원이라는 금액을 무조건 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의 소송 서류를 무시하면 상대방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 셈이 되어 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년의 경찰 경력을 가진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 역시 "소송 서류를 받았다면 답변서 제출 기한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한다"며 "기한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청구가 그대로 인용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학생 측은 경찰 조사 당시 두 명의 피해자만 언급된 수사 기록 등을 증거로 확보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자신은 해당 피해자의 사진을 보지 않았으므로 책임이 없다'는 점을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다퉈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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