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는데 돈은 어떻게?'…승소 후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이겼는데 돈은 어떻게?'…승소 후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180만원 소송 이겼지만 막막…전문가들 “가압류 아닌 강제집행”

소송에서 승소해도 돈을 받으려면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180만 원 시술비 반환 소송에서 이기고도 돈을 받을 길이 보이지 않아 애태우는 A씨. 그는 "가압류를 하면 되냐?"고 물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절차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승소 판결은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다. 판결문을 '진짜 돈'으로 바꾸기 위한 현실적인 채권 회수 방법과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는 변호사 비용의 함정까지 짚어본다.
'가압류' 아닌 '강제집행', 첫 단추부터 다시
“180만 원 시술비 소송에서 이겼는데, 이 이후에 할 일을 모르겠어요.” A씨는 승리의 기쁨도 잠시, 상대방이 돈을 주지 않자 막막함에 빠졌다.
주변에서 들은 '가압류'가 유일한 동아줄처럼 보였지만, 전문가들의 진단은 달랐다. 소송이 끝나기 전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와 달리, 이미 판결이 난 지금은 국가의 힘을 빌려 돈을 강제로 가져오는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이현의 이환권 변호사는 “이미 승소 판결을 받으셨으므로, 가압류보다는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강제집행의 첫걸음은 ‘판결 확정’이다. 이환권 변호사는 “판결문을 상대가 송달받고 2주 이내에 항소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되고, 판결이 확정되면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법원에서 집행문, 송달·확정증명원 등 서류를 받아 상대방의 재산을 찾아 나서야 한다. 상대의 은행 계좌를 안다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재산을 모른다면 ‘재산명시신청’을 통해 법적으로 재산을 추적하고 압류할 수 있다.
'변호사비까지 받아낸다?'…냉정한 비용의 현실
A씨의 또 다른 질문은 “변호사를 쓰면 그 비용도 상대에게 받아낼 수 있나요?”였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의 벽은 높았다. 강제집행 단계에서 들인 변호사 비용까지 온전히 받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로티피 법률사무소의 최광희 변호사는 “압류에 따른 변호사 보수는 청구가 어렵고, 인지송달료 등 정도만 청구가 가능합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법원 절차에 들어간 최소한의 실비(인지대, 송달료) 외에 변호사 성공보수 등은 채무자에게 떠넘길 수 없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변호사 비용 일부를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으나, 법원에서 인정되는 범위는 제한적입니다”라고 덧붙였다. 180만 원을 받기 위해 수십만 원이 넘는 변호사 비용을 쓰는 것은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러 변호사가 A씨의 사례에 '나홀로 소송'을 권하는 것이다. 소송에서의 승리와 실제 돈을 손에 쥐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임을 인지하고, 비용 대비 효율을 따져 가장 실리적인 길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