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외엔 잘못 없는데 군기교육대라니"... 외출 나온 병사의 '날벼락'
"음주 외엔 잘못 없는데 군기교육대라니"... 외출 나온 병사의 '날벼락'
전문가들 "사고 없는 단순 음주는 과잉 징계 소지... 징계위서 반성 태도와 적극 소명이 관건"

전역을 앞둔 A씨가 일과 후 외출 중에 술을 마셨다가 '군기교육대' 처분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일과 후 외출 중 마신 술 한 잔에 '군기교육대' 위기에 처한 병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추가 사고가 없었다면 과잉 징계일 수 있다면서도, 최근 엄격해진 군 기강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성실히 군 복무 중이던 A씨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일과 후 외출을 나가 동료와 술 한잔을 마셨는데, 누군가 이 사실을 부대에 신고한 것이다. 부대 복귀와 동시에 당직사관과 마주한 A씨는 음주 사실을 인정하는 확인서를 작성했다. 음주 외에 다른 비위 행위나 사고는 전혀 없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부대 안에서 "군기교육대 처분이 나올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전역을 코앞에 둔 A씨에게 군기교육은 복무 기간 연장을 의미하는 최악의 징계다. 한순간의 일탈이 군 생활의 마지막을 악몽으로 만들 수 있다는 공포가 그를 덮쳤다.
단순 음주, 정말 '군기교육대'까지 갈 사안인가?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과잉 징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일과 후 외출 중 음주 자체는 군법상 범죄는 아니지만, 부대 내규에 따른 징계 대상은 될 수 있다"면서도 "음주 외 추가 사고가 없었다면 군기교육대 처분은 '한 행위에 비해 처벌이 과도해서는 안 된다'는 비례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훈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 변호사는 "통상 단순 음주는 견책, 근신, 휴가제한 등 경징계가 적합하다"며 "군기교육대는 강등 바로 아래 단계의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병사에 대한 징계는 가벼운 순서로 견책, 근신, 휴가 단축, 감봉을 거쳐 군기교육, 강등으로 무거워진다. A씨의 행위가 징계 사유는 맞지만, 그 무게가 군기교육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요즘 분위기 다르다, 전역 직전에도 보낸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경고도 나왔다. 최근 군 내부의 엄격해진 기강 확립 분위기가 변수다. 국방부 검찰단 군검사 출신인 이진채 변호사는 "최근에는 전역 직전 병사에게도 군기교육대 처분이 나오는 사례가 많다"며 "징계위원회에 철저히 대응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무거운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단순 음주라도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군 기강 문란' 행위로 무겁게 해석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장종현 변호사는 법적 해석의 여지를 짚었다. 장 변호사는 "만약 외출 전 '음주를 금한다'는 지시를 명확히 받았다면, 이는 '복종의무 위반(지시 불이행)'에 해당할 수 있다"며 "지휘관이 사안을 중대하게 판단할 경우 군기교육 처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운명의 징계위, '태도'와 '권리'가 가른다
결국 운명의 갈림길은 징계위원회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허소현 변호사는 "처분이 과하다고 항변하기보다,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진심 어린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법적 권리를 아는 것도 필수다. 병사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권리가 있다. 특히 군기교육대 같은 중징계 처분 전에는 인권담당 군법무관이 처분의 적법성을 반드시 심사해야 한다(군인사법 제59조의2). 만약 징계위에서 과도한 처분이 내려졌다면, 처분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상급 부대에 항고(상급 기관에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해 다시 판단을 받을 수 있다.
한 잔의 술이 군 생활의 마지막 페이지를 어떻게 장식할까. A씨는 법적으로 과잉 징계를 다툴 여지와 군 내부의 엄격한 분위기라는 현실의 벽 사이에 섰다. 이제 모든 것은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