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회사 200억, 30년 무급 헌신의 배신
남편 회사 200억, 30년 무급 헌신의 배신
외도한 남편의 회사, 아내 몫은? 변호사들 “소송해야 절반”

아내는 30년 간 남편 회사에서 무보수로 헌신했지만, 남편의 외도로 이혼 소송에 이르렀다. 아내가 이 ‘무급 헌신’을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 / AI 생성 이미지
결혼 30년, 남편이 세운 회사를 위해 무보수로 청춘을 바쳤지만 남은 것은 남편의 외도와 재산 유출이었다.
자본총계 200억 원대 법인의 지분 100%를 가진 남편을 상대로 한 이혼 소송의 향방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아내의 실질적 기여를 입증하면 재산의 절반까지도 분할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0억 회사 지분, 전부 남편 명의인데 내 몫이 있나?
30여 년 전 혼인한 A씨의 어머니. 남편은 2000년대 초 법인을 세워 수백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웠고, 지분 100%를 보유한 대표이사가 됐다. A씨의 어머니는 이 기간 동안 회사의 경리 업무와 자금 관리를 도맡았지만, 별도의 보수는 없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남편 명의의 주식이라도 혼인 기간 중 성장한 기업가치는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명확히 했다. 법무법인 태일 최지우 변호사는 “혼인기간이 30년 이상이고 배우자가 회사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정이 있다면, 남편 명의의 법인 지분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법원은 단순한 명의가 아니라 기업 성장 과정에서 배우자의 기여도(내조, 경리 업무, 자금관리 등)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거들었다.
‘무보수 감사’ 30년, 밀린 월급 대신 ‘기여도’로 받는다
A씨의 어머니는 법인의 감사로 등기되어 있었지만 보수는 없었다. 이 ‘무급 헌신’을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급여를 소급 청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재산분할 비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상림 심규환 변호사는 “감사직은 이혼과는 별개이므로, 이혼 소송에서 직접 보수를 청구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런 경우 이혼 소송에서는 법인 가치 증식에 대한 어머님의 기여로 주장하여 기여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 어머니의 기여도가 인정될 경우 재산분할 비율이 40~50%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어머니께서 초창기부터 자금 관리 및 감사로서 무보수 헌신하신 점은 법인의 유지 및 증식에 대한 '직접적 기여'로 인정되어, 50%에 육박하는 높은 분할 비율을 확보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고 분석했다.
남편의 외도,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미치는 영향은?
남편의 외도는 이혼소송에서 별도의 위자료 청구 사유가 된다. 변호사들은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에 따라 통상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사이의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파이브스톤즈 법률사무소 김대희 변호사는 “유책성과 재산분할 비율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즉, 남편이 외도했다고 해서 재산분할 비율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남편이 외도 상대에게 고가의 선물을 하는 등 재산을 빼돌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남편의 외도와 그 과정에서의 재산 유출은 위자료 산정은 물론, 재산분할 시 유출된 재산을 원상회복하여 산정하는 매우 중요한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사라진 재산을 다시 채워 넣어 분할 계산을 한다는 것이다.
“협의이혼은 함정”…변호사들 ‘재판상 이혼’ 한 목소리, 왜?
재산 규모가 크고 법인 가치 평가라는 복잡한 문제가 얽힌 만큼, 변호사들은 ‘협의이혼’은 피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위자료나 재산분할이 주된 쟁점이 되는 경우에는 협의이혼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상대방이 위자료나 재산분할 이행하지 않는다거나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경우도 수두룩 하다”고 경고했다. 남편이 회사의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아내가 불리한 합의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소송을 통해서 재산을 조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협의이혼 신청시는 상대방에게 재산은닉의 기회를 주므로 고액자산가 이혼에서는 추천드리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결국 법원의 감정 절차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 강력한 법적 장치를 동원할 수 있는 소송만이 30년의 헌신에 대한 정당한 몫을 찾는 유일한 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