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죽으라'는 쪽지를 받았는데, 학교가 증거를 숨깁니다"
"아이가 '죽으라'는 쪽지를 받았는데, 학교가 증거를 숨깁니다"
"사진은 안된다, 직접 와서 보라"는 학교...피해 학부모의 피끓는 절규

한 학생이 '죽어라'는 익명 쪽지를 받았으나 학교는 범인을 잡기 어렵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 AI 생성 이미지
"죽어라", "왜 아직도 안 죽었냐". 사흘에 걸쳐 아이에게 전달된 익명의 '살인 쪽지'. 학교는 필체만으로 범인을 잡을 수 없다며 사건을 덮으려 하고, 증거 사진을 찍어 두려는 부모의 요구마저 거부하고 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한 부모의 정당한 권리 행사가 학교의 소극적 대응이라는 벽에 부딪힌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학교폭력'이라며 부모가 취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대응 방안들을 제시했다.
"죽어라, 왜 아직 안 죽었냐"... 사흘간 이어진 '저주 쪽지'
자녀가 학교에서 3일 연속으로 '죽으라'는 내용의 익명 쪽지를 받았다는 한 학부모의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쪽지는 이름이 적힌 것도, 없는 것도 있었지만 "죽어라", "왜 안 죽었냐", "아직도 안 죽었냐"처럼 3일 내내 스토리가 이어지는 끔찍한 내용이었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는 즉시 학교에 알렸지만,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담임교사는 쪽지를 즉시 수거한 뒤 "필체만으로 범인을 못 잡는다"며 사실상 조기 종결을 암시했다.
아이는 이유도 모른 채, 가해자의 사과 한마디도 받지 못한 채 상처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증거 사진은 안돼"... 학교의 벽, 정당한 권리인가 월권인가
혹시 모를 추가 피해에 대비해 증거를 남기려던 학부모의 노력은 학교의 벽에 부딪혔다. 학부모는 또다시 이런 사태가 벌어질까 두려워 쪽지를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지만, 학교 측은 완강히 거부했다.
처음엔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반출이 안 된다"고 하더니, "이미 아이를 통해 다 알고 있는데 굳이 왜 보려 하냐"는 이해하기 힘든 말까지 했다.
학부모가 "보호자로서 볼 의무가 있다"고 항의하자, 학교는 마지못해 "와서 직접 보라"고 통보했다.
권민정 변호사는 "보호자는 자녀의 학교폭력 관련 증거를 열람할 권리가 있어, 직접 확인 요구는 정당합니다"라면서도 "다만 학교는 개인정보·증거관리 이유로 사진 촬영이나 전송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무적으로 학교가 촬영을 거부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것이 학부모의 정당한 권리를 완전히 차단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학폭위 열고, 교육청에 민원 넣어라"... 전문가들이 제시한 실질적 대응책
법률 전문가들은 학교의 소극적 태도에 맞서 학부모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명백하다고 입을 모았다. 백지예 변호사는 "보호자는 학폭예방법상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한 절차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며 "학교가 이를 거부할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죽으라'는 표현은 단순 장난이 아닌 명백한 정서적 폭력이자 형법상 협박죄까지 성립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전경석 변호사는 "이러한 쪽지는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형법상 협박죄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라며 형사 고소를 통해 가해자를 특정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대응 방안은 명확하다. 첫째, 학교에 정식으로 심의위원회 개최를 서면으로 요청해야 한다.
둘째, 학교 방문 시 사진 촬영을 강력히 요구하되, 거부당할 경우 쪽지 내용을 모두 필사하고 '열람 확인서' 작성을 요구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셋째, 학교가 계속 비협조적이라면 관할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해 학교의 공식 조사를 압박해야 한다.
이동규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변호사 동행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제시하며 "변호사를 대동하지 않으면 이런저런 소리하며 거절하기 마련입니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