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믿고 명의 빌려줬더니 '세금폭탄'... 이혼 앞둔 아내의 절규
남편 믿고 명의 빌려줬더니 '세금폭탄'... 이혼 앞둔 아내의 절규
[법률분석] 명의대여로 인한 '세금폭탄', 실질과세 원칙으로 구제받는 법

20년간 신용불량자 남편에게 사업자 명의를 빌려준 아내가 거액의 세금 폭탄과 이혼 요구에 직면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20년 헌신 뒤 '세금폭탄'... 법조계 "'실질과세 원칙'으로 남편 책임 물어야"
20년간 신용불량자 남편을 위해 명의를 빌려준 헌신의 대가는 수천만 원의 '세금 폭탄'과 이혼 요구였다. 신용을 회복한 남편은 아내 명의로 쌓인 막대한 세금을 남겨둔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아내는 "화물차 면허증조차 없는 내 이름으로 화물업 사업자가 등록돼 있었다"며 "이혼을 결심했지만 당장 내 앞으로 부과된 세금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자식들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토로했다.
파산 신청을 해도 국세는 사라지지 않고, 개인회생은 자녀들에게까지 불똥이 튈까 걱정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서류상 사장'은 억울하다... 구원의 열쇠 '실질과세 원칙'
법률 전문가들은 벼랑 끝에 선 아내에게 '실질과세 원칙'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국세기본법 제14조에 명시된 이 원칙은 과세 대상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 그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본다는 내용이다. 즉, 서류상 사장(아내)이 아닌 '진짜 사장(남편)'에게 세금을 물릴 수 있다는 의미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추은혜 변호사는 "명의도용 사실을 입증하여 국세 납세의무를 실제 사업자인 남편에게 이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선 아내가 화물차 운전면허가 없다는 사실, 거래처와의 계약서, 실제 수입금이 입금된 내역 등 남편이 사업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인의로의 안소현 변호사는 실제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용기를 북돋웠다. 그는 "실제로 비슷한 사안에서 사업의 실질 주체가 배우자임을 인정받아 세금 전부를 면제받은 의뢰인이 있다"며 "증거만 확실하다면 충분히 다퉈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혼 소송, 세금 책임 가릴 또 다른 법정
세무서에 실질 사업자 변경을 요청하는 것과 동시에, 이혼 소송 역시 세금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무대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혼 시 재산분할 과정에서 체납된 세금을 '부부 공동의 채무(소극재산)'로 보고 남편에게 책임을 지우는 전략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소극재산(채무)의 경우에도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된다"며 "이혼 시 재산분할 과정에서 세금 부담 부분에 대해 상대방(배우자)에게 부담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사업으로 인한 이익은 부부가 함께 누렸거나 남편이 주로 취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로 인해 발생한 채무 역시 남편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진의 이동규 변호사 역시 "체납된 국세는 재산분할에서 고려하여 지급받을 수 있다"며 남편의 무책임한 행동이 혼인 파탄의 원인이 된 만큼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내의 선택지는 명확해졌다.
첫째, 남편이 '진짜 사장'이었음을 입증할 증거를 최대한 수집해 국세청에 '경정청구(세금 부과를 바로잡아달라는 요청)'를 하는 것.
둘째, 이혼 소송을 제기해 재산분할 과정에서 세금 채무의 책임을 남편에게 넘기는 것이다.
두 가지 전략은 동시에 진행될 수 있으며, 어느 쪽이든 '누가 실질적으로 사업을 지배하고 이익을 얻었는가'를 입증하는 것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20년의 믿음이 남긴 세금 폭탄 앞에서, 법의 저울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