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엔 "미안하다"던 가해 차주, 블랙박스 영상 조작해 피해자로 둔갑?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고 당시엔 "미안하다"던 가해 차주, 블랙박스 영상 조작해 피해자로 둔갑?

2021. 11. 22 17:58 작성2021. 11. 22 18:13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 진위가 의심스럽다면? 형사고소하고 주변 CCTV 영상 등과 대조해봐야

블랙박스 영상 위조한 게 사실이라면, 이렇게 처벌된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한 A씨. 신호를 위반하고 그대로 직진한 가해 차주 B씨 때문이었다. 그런데 사고 당시 거듭 미안함을 표하던 B씨의 태도가 며칠 뒤 180도 바뀌어 있었다. 다시 보니 A씨가 무단횡단을 해서 생긴 사고라며,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는 다르게 편집된 내용이었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한 A씨. 신호를 위반하고 그대로 직진한 차량 때문이었다. 사고 당시, 가해 차주 B씨는 차에서 나와 연신 A씨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모든 피해를 다 보상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A씨는 크게 다친 건 아니기도 했고, 급한 볼일도 있었기에 우선은 B씨와 명함만 주고받고 헤어졌다.


그런데, 며칠 뒤 다시 연락이 닿은 B씨의 태도는 180도 바뀌어 있었다. "다시 보니 A씨가 무단횡단을 해서 사고가 일어난 거였다"면서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는 다르게 편집된 내용이었다. 분명 위법 운전을 했던 B씨가 정상 신호대로 운전한 것처럼 돼 있었던 것. 아무래도 가해 차주 B씨가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한 듯한 상황이었다.


그제서야 사고가 났을 때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게 후회가 드는 A씨. 지금이라도 B씨의 책임을 다시 밝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가 정말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한 게 맞는다면, 그 행동에 대해서도 처벌을 받도록 할 수는 없을까?


횡단보도 보행자 사고는 '12대 중과실'⋯형사고소하고 블랙박스 영상 조작 여부 등 수사해야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가해 차주 B씨 행위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한다"면서 "지금이라도 A씨가 B씨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명재의 하나 변호사는 "신호를 위반하고 횡단보도에서 사고를 낸 경우, 교통사고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보험에 가입돼 있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하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가해 차주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으로 형사고소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블랙박스 영상 조작 여부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 주장대로 B씨가 신호 위반을 해 횡단보도에서 사고를 낸 거라면, 그 자체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수사를 진행하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의 조작 여부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게 하 변호사의 설명이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가해 차주의 블랙박스 영상이 의심스럽다면, 사고 현장 인근 CCTV 영상 확인 등과 대조하는 방법으로 진위를 밝힐 수 있다"고 조언했다.


블랙박스 영상 조작한 거라면? 증거위조 행위에도 책임지게 될 것

이어 변호사들은 "교통사고와 연관된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한 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누가 영상을 조작·편집했느냐에 따라 처벌하는 방법이 달라진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유안 서울사무소의 안재영 변호사는 "증거위조죄나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대해 증거를 위조하거나 인멸했을 때 성립한다"며 "사건 당사자인 B씨가 직접 블랙박스 영상을 위조한 거라면 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B씨가 다른 업자 등을 시켜서 블랙박스 영상을 조작한 거라면, 증거위조·인멸 교사죄가 성립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형법은 형사사건 등에 관한 증거를 직접 위조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155조 제1항). 또한 이 같은 범죄를 교사한 사람도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제31조 제1항).


한편, 하나 변호사는 "B씨에게 직접 별도의 증거위조죄 등을 묻지 못하더라도, 양형에는 강력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짚었다. 교통사고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 대신 증거 조작 등을 단행한 거라면 그 자체로 처벌 수위에 반영될 거라는 이야기였다.


B씨처럼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