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당해 다른 계정으로 DM…순간의 행동, 스토킹 될까?
차단당해 다른 계정으로 DM…순간의 행동, 스토킹 될까?
'지속·반복성' 두고 변호사들 의견 팽팽…“무죄 다툴만” vs “처벌 가능성 높아”

인스타그램에서 차단당하자 다른 계정으로 연락한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상 '지속·반복성'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해 법조계 의견이 엇갈린다. / AI 생성 이미지
인스타그램에서 차단당하자 다른 계정과 오픈채팅으로 연락을 시도한 남성. 상대의 '연락 거절' 의사를 확인한 뒤에는 멈췄지만, 그 이전의 행동이 스토킹처벌법상 '지속·반복성'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한순간의 감정적 대처가 징역형까지 가능한 범죄가 될 수 있는지 변호사들의 조언을 통해 짚어봤다.
차단에 다른 계정으로 ‘DM’…“연락 말라”는 말에 멈췄지만
최근 한 법률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A씨의 사연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인스타그램 DM으로 대화를 나누던 B씨가 어느 날 자신을 차단하자, A씨는 미처 전달하지 못한 내용이 있어 B씨의 비즈니스 계정으로 다시 연락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답변이 없자, B씨가 운영하는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메시지를 남겼다. 그제야 B씨는 “제 일하는 계정으로까지 와서 DM 보내고 오픈카톡에 연락하는 행동을 하지 마세요”라며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A씨는 이 말을 확인한 뒤 몇 분간 감정적인 메시지를 몇 개 더 보냈지만, 그 이후로는 현재까지 어떠한 추가 연락도 하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상대를 괴롭힐 의도는 아니었으며, 메시지에도 협박이나 욕설 같은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호소했다.
“반복성 없다, 무혐의 다툴만” vs “쉽게 성립, 처벌 가능성 높아”
A씨의 행동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핵심 쟁점은 스토킹처벌법의 성립 요건인 ‘지속성·반복성’을 충족했는지 여부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본건은 명확하게 반복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법리적으로 충분히 무혐의를 다퉈볼 실익이 있다고 판단됩니다”라며 무죄 주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법무법인 우선의 이민철 변호사 역시 “오픈채팅방에서 명시적인 중단 요청을 받은 직후 감정적으로 보낸 몇 차례의 메시지를 두고 곧바로 스토킹의 지속성이나 반복성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처벌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상대가 연락 거절을 수 차례 드러냈고 의뢰인님은 다른 연락 수단을 찾았기에, 정말 연락할 사안이 있지 않은 한 스토킹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경고하며, “특히 업무용으로 연락한 것은 양형에도 불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도 “현실적으로 상대의 명시적인 연락 거절 의사와 이를 무시한 2회 이상의 메세지 전송이 있다면 스토킹 범죄는 쉽게 성립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거부 의사 확인 후 중단’이 핵심…“추가 연락은 절대 금물”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가 B씨의 명확한 거부 의사를 인지한 뒤 연락을 완전히 중단했다는 사실을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꼽았다.
향후 수사 대응 전략에 대해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귀하는 ‘연락 시도 자체의 부적절함(감정적 추가 메시지 전송)은 인정하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공포·불안 유발 문언 및 반복적 괴롭힘으로 평가될 정도의 지속성은 없다’는 방향으로 주장하시는 것이 합리적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잘못은 인정하되, 법이 정한 범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음을 법리적으로 주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반복성이 없음을 피력하기 위한 구체적인 진술 방향으로 “사건 당일 이전까지 어떠한 거부 의사도 없었다는 점, 비즈니스적 전달 사항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현재까지 전혀 추가 연락을 하지 않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일관되게 진술하여 범죄의 성립 요건인 반복성이 결여되었음을 적극 피력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은 명확한 거부 의사를 확인했다면 그 즉시 모든 연락을 멈추고, 어떠한 이유로든 다시 접촉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이주한 변호사는 “현재는 연락을 중단한 상태라면 절대로 추가 연락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며 재차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