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강아지가 사람을 물었어요, 미성년자인데 혼자 합의해도 되나요?”
“제 강아지가 사람을 물었어요, 미성년자인데 혼자 합의해도 되나요?”
반려견 물림 사고 낸 미성년자의 고민…법률 전문가들 “부모 동의 없는 합의, 무효될 수 있어…피해자·가해자 모두에게 위험”

미성년자가 사고 후 부모 동의 없이 피해자와 합의할 경우, 해당 합의는 법정대리인에 의해 취소될 수 있어 법적 효력이 없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반려견 물림 사고를 낸 미성년자가 부모님 도움 없이 피해자와 합의하면 법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최근 한 미성년자가 자신이 데리고 있던 강아지가 성인 행인을 무는 사고를 낸 뒤, 피해자와 직접 위자료 합의를 시도하려다 법적 문제에 부딪혔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와 합의하면 내가 처벌받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이 미성년자는 부모님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법률 상담을 구했고,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성인이 처벌받는다?”…오해에서 비롯된 걱정
피해자의 가장 큰 걱정은 미성년자와의 합의로 인해 자신이 불이익을 받거나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미성년자와의 정당한 합의 자체가 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즉, 성인 피해자가 미성년 가해자 측과 손해배상에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법적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합의의 ‘효력’에 있었다.
부모 동의 없는 합의, ‘취소 가능한’ 시한폭탄
민법 제5조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legal act)를 할 때 부모 등 법정대리인(legal representative)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위자료를 주고받는 손해배상 합의 역시 명백한 법률행위다. 만약 부모의 동의 없이 미성년자가 단독으로 합의서에 서명하면, 이 합의는 언제든 취소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오승윤 변호사는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합의는 나중에 취소될 수 있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이렇게 합의가 취소될 수 있는 위험성은 상대방은 물론 귀하(미성년자)도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위자료를 받았다가 다시 돌려줘야 할 수 있고, 가해자인 미성년자 입장에서도 합의가 없던 일이 되어 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는 셈이다.
최선의 해결책은 ‘부모님의 참여’…모두를 위한 안전장치
결론적으로 모든 전문가는 부모의 참여를 유일하고 가장 안전한 해법으로 제시했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 부모님께 사고 경위를 설명드리고, 부모님이 직접 합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단순히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함만이 아니다.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해 부모는 감독의무자로서 함께 책임을 질 수 있기에(민법 제755조), 합의의 당사자가 되는 것이 법리적으로도 타당하다. 부모가 합의 과정에 참여해 합의서에 함께 서명함으로써, 해당 합의는 법적으로 완전한 효력을 갖게 된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양측을 모두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