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만 12세를 대상으로 16번의 성범죄 저지른 사람, 가해자는 만 15세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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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만 12세를 대상으로 16번의 성범죄 저지른 사람, 가해자는 만 15세 소년이었다

2021. 06. 26 13:48 작성2021. 06. 26 13:58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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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물 제작 및 배포·유사강간·강제추행·강요·협박⋯재판부가 읽어내린 5개 죄목

집요하고 가학적인 요구⋯'n번방'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때도 범행

9개월간 저지른 16번의 범행. 피해자의 신체 사진 등을 빌미로, 또 다른 성착취물을 찍도록 한 가해자는 만 15세에 불과했다. /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페이스북으로 알게 된 두 사람이 가볍게 대화를 시작했다. 이들의 대화 수위는 금세 올라갔고, 방심한 피해자는 자신의 신체를 찍어 피고인에게 보냈다.


피고인은 손에 들어온 피해자의 신체 사진 등을 빌미로 또 다른 성착취물을 찍도록 했다. 피해자가 답을 하지 않거나 거부하면, 곧장 그간 모은 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압박했다. 협박과 강요, 추행은 16차례 반복됐다.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9개월에 걸쳐 일어난 범행. 피고인에게 적용된 혐의만 5개였다. 성착취물 제작과 배포, 유사강간, 강제추행, 강요, 협박까지. 충격적인 건 이 모든 범행을 저지른 게 만 15세 소년이었다는 사실이다.


"죄질 좋지 않다" 재판부조차 혀를 내두른 대담한 범행

사실 가해자의 나이도 어렸지만, 피해자 나이도 턱없이 어렸다. A군의 범행 당시, 피해자 B양은 만 12세에 불과했다.


A군은 온라인에서 B양과 안면을 튼 지 불과 10일 만에 첫 범행을 저지른다. "실수로 저장된 것 같다"면서 자연스레 B양에게 전달 받았던 신체 사진을 재전송했다. 놀란 B양이 자신의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청하자 "말 잘 들으면 지워주겠다"며 본격적으로 협박을 시작했다.


A군은 곧바로 B양에게 영상통화를 걸어서 성착취를 시작했다. 피해자가 거부하면 "가지고 있는 네 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했다. 아예 답을 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방법은 통하지 않았다. 그럴 때면 A군은 B양의 지인에게 말을 건 메신저 화면을 캡쳐 해 보냈다. "언제든 (사진을 주위 사람에게) 유포할 수 있다"는 말도 함께였다.


A군의 집요한 협박에 피해자는 한달간 14차례에 걸쳐 원치 않는 요구에 응해야 했다. 아침부터 자정까지 하루 4번에 걸쳐 부당한 요구를 하는 날도 있었다. 10대의 행위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집요하고 가학적인 요구도 서슴치 않았다. 수시로 날아든 협박에 B양은 외부에서 A군의 성착취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날도 있었다.


n번방으로 사회가 뒤집혔던 지난해 봄, 오히려 멈췄던 범행에 다시 나섰다

그렇게 2019년 8월부터 9월까지 지속됐던 A군의 범행은 별안간 멈췄다. 그리고는 7개월간 잠잠했다. 악몽에서 벗어난 줄 믿었을 피해자. 하지만 지난해 4월에 A군은 범행을 재개했다. 이 당시는 'n번방', '박사방' 등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를 둘러싸고 온 사회가 떠들썩하던 때였다.


하고 있던 범죄도 멈췄을 법 하지만, 오히려 A군은 다시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16번째 범행을 저질렀다. 그의 범죄가 완전히 멈춘 건 피해자 측이 고발장을 낸 다음이었다.


지난 3월, 대전지법 홍성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성기권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군에게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월의 부정기형을 선고했다. A군이 소지하고 있던 피해자 관련 전자파일 85개도 폐기하도록 했다.


A군에게 인정된 혐의 중 가장 무거운 건 아청법상 음란물 제작 행위였다.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범죄였다.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SNS 등으로만 범행을 한 점도 쟁점이었지만, 재판부는 "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검찰이 "신체 접촉 없이도, 피해자를 도구 삼아 강제추행을 했다면 간접정범에 해당한다"는 2018년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다.


성기권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대담하고 죄질도 나쁘다"면서 "만 12세였던 피해자가 입었을 정신적 충격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이고, 그런 피해자로부터 용서조차 받지 못했다"며 피고인을 꾸짖었다. 그러면서 "갈수록 은밀하고 집요해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근절하고 이들을 두텁게 보호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A군은 만 15세 소년이었다. 소년법에 근거해 형량이 감경되면서 A군에게는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월의 부정기형이 선고됐다.


실형이 선고됐음에도 A군은 곧바로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재판부가 "피고인(A군)에게 향후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피해회복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B양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A군을 용서하지 않았음에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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