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검사' 성범죄 전담 막을 법 없다... 피해자 "국가 2차 가해" 불안 증폭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성비위 검사' 성범죄 전담 막을 법 없다... 피해자 "국가 2차 가해" 불안 증폭

2025. 10. 14 13:5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정직 검사가 성범죄 맡고 '인권보호관'까지

"공정성 의심" 제도 공백 비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매매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현직 검사가 성폭력 사건의 공판을 맡아 재판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성폭력 피해자가 국가에 의한 '2차 가해'와 사법 정의의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현행 법무부 인사 규정에는 성비위 징계 이력이 있는 검사를 관련 사건에서 배제하는 규정조차 없어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성매매 징계 검사'가 맡은 성폭력 공판... 피해자 "불안에 떨며 설설 기었다"

성폭력 피해자 김정원(가명)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의 준강간 혐의 가해자 공판을 맡은 ㄱ검사의 충격적인 과거를 알게 됐다.


ㄱ검사는 2020년 1월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붙잡혀 같은 해 5월 벌금 200만원 형을 선고받았으며, 법무부로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성비위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피해자 정원씨는 "성범죄로 처벌·징계를 받은 검사가 제 (성폭력) 사건의 공판 검사가 된 걸 알게 된 뒤로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며, "성폭력 피해에 국가의 2차 가해가 더해진 느낌이었다"고 절규했다.


특히 정원씨는 "최소한 성범죄자는 아니어야" 한다고 여겼으나, 법관과 달리 검사에 대한 기피 신청 제도가 없어 ㄱ검사를 배제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결국 정원씨는 2심 공판이 진행되는 4개월여 동안 "하루하루 눈뜰 때마다 이 사람(ㄱ검사)이 정말 잘해줄까 불안에 떨면서도 혹시나 밉보일까 봐 설설 기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가해자가 정원씨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했다는 새로운 진술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항거불능 상태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했다. 정원씨가 ㄱ검사에게 상고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이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성비위 징계 검사 5명 중 3명 현직... 사건 배제 규정은 전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여(2020년~2025년 7월) 동안 성범죄·성비위로 징계받은 검사는 ㄱ검사를 포함해 모두 5명으로 확인됐다. 이 중 2명은 퇴직했지만, 3명은 여전히 현직에 남아 있다. 특히 정원씨 사건을 맡았던 ㄱ검사는 지난달까지 ‘인권보호관’ 업무까지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성비위 전력이 있는 검사가 성범죄 사건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현재 검찰 및 법무부 내부 규정에는 이들을 관련 사건에서 배제할 수 있는 명시적인 제도적 장치가 부재하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징계 관행 역시 성비위 검사 수를 늘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예를 들어, ㄴ검사는 2020년 길거리에서 피해 여성의 어깨를 잡고 700m가량 쫓아가다 현행범으로 붙잡혀 강제추행 혐의로 송치됐으나, 검찰 내부에서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언론 보도로 문제가 되자 법무부는 뒤늦게 '품위손상'을 이유로 감봉 6개월 징계를 내렸다.


사법 정의를 위한 제도 개선 시급..."성인지감수성 필수"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와 전문가들은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물적 증거 확보가 어렵고 당사자 진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수사·공판 검사의 성인지감수성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연대 활동을 하는 ‘연대자 디(D)’는 "검찰개혁이 제대로 되려면 검찰이 기소 여부 결정과 공소유지를 잘해야 한다"며, "경찰처럼 성범죄 재판에서 성폭력 이력이 있는 검사를 선제적으로 배제하는 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이미 2022년에 '인사운영 규칙'을 개정하여 성범죄·성희롱으로 징계받은 직원을 여성·아동·청소년 수사 담당 부서에 배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수사의 공정성 확보, 2차 피해 방지 필요성, 다른 전담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 규정 마련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영교 의원은 "성비위로 징계받은 검사가 관련 사건을 맡는 것만으로도 피해자에게 2차 가해와 공정성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며, "국회 차원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피해자 보호와 공정한 재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피해자들의 불안 해소와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검사인사규정 개정 등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때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