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킥보드 사고, 병원비 4800만원 환수 통보… 다툴 수 없나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음주 킥보드 사고, 병원비 4800만원 환수 통보… 다툴 수 없나

2026. 07. 07 12:0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도로 시설물 문제도 있었는데…공단은 '중과실'이라며 이의신청 기각

음주 전동킥보드 사고로 중상을 입은 A씨가 병원비 4800만원 환수 통보를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음주 후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중상을 입은 A씨.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3개월치 병원비 4800만 원을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음주운전은 '12대 중과실'이라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A씨의 이의 신청마저 기각된 상황이다. 사고 장소의 안전시설이 미비했는데도 거액의 병원비를 모두 감당해야만 할까?


혼자 넘어져 중상, 돌아온 건 4800만원 환수 통지서


A씨는 음주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타고 200m가량 이동하다가 혼자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뇌출혈 진단을 받아 큰 수술을 했고, 현재 편마비 상태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3%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후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서 날아온 4800만 원의 진료비 환수 통보였다. 건보공단은 A씨의 사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제한하고, 이미 지급된 병원비를 환수하겠다고 결정했다. A씨는 이의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A씨는 사고 당시 도로 상황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사고 장소는 공사 중인 도로로 CCTV도 없었고, 횡단보도에는 경고 스티커조차 없는 차단 구조물이 있었다. 사고 이후에야 이 구조물에 경고등이 설치됐다는 것이다.


변호사들 “도로 시설 미비했다면 다툴 여지 있어”


변호사들은 단순히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건보공단의 환수 처분이 무조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사고 발생에 다른 원인이 기여했다면 다툴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사고 장소, 도로 구조, 안전시설 미비, 사고 경위, 피해자 유무, 음주와 사고 사이의 직접 관련성을 함께 본다”고 설명했다. 음주 외에 다른 요인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중대한 과실'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다. 대법원은 음주운전 등 범죄행위가 ‘전적으로 또는 주된 원인이 되어’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만 급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음주 킥보드 사고라고 해도 곧바로 환수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고, 치료비와 사고 원인 사이의 연결이 약하거나 자료가 부족하면 다툴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의신청 기각됐다면 ‘90일’ 안에 행정소송 서둘러야


그렇다면 A씨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까? 이의신청이 기각된 A씨에게 남은 방법은 행정심판 청구나 행정소송이다. 변호사들은 환수 금액이 크고 법리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행정소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다투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봤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간이다. 행정소송은 이의신청 기각 결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기한을 놓치면 다툴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윈앤파트너스 김민경 변호사는 “이미 이의신청이 기각되었고 환수금액이 약 4,800만 원으로 크다면, 행정심판을 거칠지 여부와 별개로 행정소송 제기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환수 고지 날아오면? 소송 두 번 해야 하나


A씨는 건보공단으로부터 ‘상병원인신고서’를 또 받아 추가 환수 조치가 이뤄질까 걱정하고 있다. 만약 두 번째 환수 처분이 나온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법적으로는 각각의 환수 처분이 별개의 행정처분이므로, 두 번째 처분에 대해서도 따로 이의 신청이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첫 번째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그 결과가 두 번째 처분에 자동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사고를 원인으로 한 처분인 만큼 소송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방법은 있다. 송명호 법률사무소의 송명호 변호사는 행정소송을 통해 법리적으로 다투되, 소송 도중 발생하는 추가 환수건은 기존 소송에 포함하여 함께 심리받는 '청구취지 확장' 전략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