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폭염에도 멈추지 못하는 기계...'작업중지권'은 왜 현장 앞에서 멈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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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폭염에도 멈추지 못하는 기계...'작업중지권'은 왜 현장 앞에서 멈췄나

2026. 08. 05 11:2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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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정부 대책은 권고에 불과"

"법적 사각지대 특수고용 노동자 피해 커"

폭염 속 노동자 작업중지권이 법에 보장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강제력과 생계 부담 문제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진은 폭염 속 건설 노동자 모습. /연합뉴스

폭염 속 생명을 위협받는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가마솥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최근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폭염 중대경보 발령 시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을 중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싸늘하다.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이라 공사기간 단축이 절대적인 건설현장 등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강제력 없이 권고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이행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게 되어 있다"며 "(폭염 속에서도) 대부분 작업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꼬집었다.


내 삶이 위험해질까 봐... 멈출 수 없는 노동자들


우리 법은 이미 노동자가 위험을 피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엄연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급박한 위험'이라는 주관적 기준과 경제적 책임 소재가 노동자의 발목을 잡는다.


양경수 위원장은 "위험 작업을 멈추는 순간 내 임금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던 사람들의 임금, 나아가 사측으로부터 구상권이 들어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앞서게 된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개인에게 권한이 맡겨진 탓에, 절대적인 갑을 관계 속에서 "내 신체는 안전해질 수 있지만 내 삶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배달·택배 기사는 법 밖의 존재... 대안은 없나


더욱 치명적인 것은 아예 법의 테두리 밖에 놓인 이들이다.


뙤약볕 아래서 아스팔트를 달리는 배달 노동자나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철저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양경수 위원장은 "특수고용 노동자는 법적으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탓에, 정작 폭염 아래 가장 가혹한 노동을 감내하는 이들이 보호 체계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고 짚었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양경수 위원장은 폭염 역시 붕괴나 태풍 상륙과 같은 명백한 재난으로 규정하고, 정부 차원의 강제성 있는 작업중지령이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작업을 멈췄을 때 발생하는 노사의 경제적 손실을 완충하기 위해 기후보험 제도를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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