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방화범에 징역 20년 구형 법원은 '살인미수'를 어떻게 판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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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철' 방화범에 징역 20년 구형 법원은 '살인미수'를 어떻게 판단할까?

2025. 09. 16 14:2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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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바뀐 법적 기준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장심사 받는 지하철 5호선 방화범 / 연합뉴스

검찰이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사건 당시 수많은 승객의 목숨을 위협했던 이번 범행에 대해 법조계는 살인미수죄의 성립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과거 대구 지하철 참사와의 비교를 통해, 법적 기준의 변화가 최종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옥이 될 뻔한 출근길, 160명의 목숨이 찰나에 갈렸다

지난 5월 31일 오전 8시 42분, 출근길 시민들로 가득 찬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 터널 구간을 달리던 열차에서 60대 남성 원 모 씨가 객차 바닥에 휘발유를 쏟아붓고 불을 질렀다.


160여 명의 승객들은 화염과 유독가스에 갇히는 공포를 겪었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6명이 부상을 입었고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검찰은 원 씨를 살인미수, 현존전차방화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불을 질렀으나 다행히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는 판단이었다.


검찰은 재판부에게 징역 20년과 함께 전자장치 부착명령 10년, 보호관찰 3년을 구형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징역 20년 구형, '살인미수'가 핵심 쟁점이다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법적 쟁점은 원 씨에게 살인미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다.


살인미수죄는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실행에 착수했으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여기서 핵심은 '살인의 고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살인의 고의를 판단할 때 범행 동기, 사용된 도구, 공격 부위와 방법, 그리고 결과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번 사건은 ▲밀폐된 공간인 지하철 ▲인화성이 강한 휘발유 사용 ▲출근길 혼잡한 시간대라는 점에서 승객들의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최소한 '미필적 살인의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는 피고인이 사망 결과를 적극적으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인해 사망의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는 의미다.


대구 참사와 5호선 방화,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차이점은?

이번 사건은 192명의 사망자를 낸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방화범은 살인죄로 기소되어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당시 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들에게는 살인미수죄가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법조계는 대구 참사 이후 법원의 인식이 크게 변화했다고 지적한다. 대구 참사의 참혹한 결과는 지하철 방화의 위험성을 사회 전반에 각인시켰고, 법원 역시 유사 사건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추세다.


최근 판례들은 지하철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의 방화 행위가 갖는 위험성을 강조하며 미필적 살인의 고의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번 5호선 방화 사건 역시 대구 참사의 전례가 이미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 씨에게 살인미수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재범 방지, '보호관찰'의 필요성 논란

검찰은 원 씨에게 징역 20년 외에 전자장치 부착명령 10년과 보호관찰 3년을 함께 구형했다. 이는 원 씨의 재범 위험성을 높게 본 판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받은 경우, 그 부착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호관찰을 받게 되므로 별도의 보호관찰 구형은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이 최종 판결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주목된다.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은 오는 10월 1일에 선고될 예정이다.


사회적 공분을 샀던 이번 사건에 대한 법의 단호한 심판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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