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주차하지 마라” 분노 낙서에 음식물 테러… 주차 갈등이 ‘협박죄+재물손괴죄’로
“여기 주차하지 마라” 분노 낙서에 음식물 테러… 주차 갈등이 ‘협박죄+재물손괴죄’로
처벌 수위와 대처 방법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XXXX야, 죽는다 진짜."
평범했던 어느 날 저녁, 자신의 차에 남겨진 섬뜩한 경고에 차주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단순한 주차 시비로 보기 힘든 이 사건은,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분노 표출이 어떻게 심각한 형사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지난 23일, 직장인 A씨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끔찍한 광경을 마주했다. 불과 3시간 전 주차해 둔 자신의 차량 앞유리는 음식물 쓰레기로 뒤덮였고, 차체에는 검은 매직으로 "여기 차 대지마라", "죽는다 진짜"라는 살벌한 문구가 휘갈겨져 있었다. 주변 차량 3대 역시 똑같은 피해를 본 상태였다. 평온했던 주차장은 한순간에 악의로 가득 찬 범죄 현장이 됐다.
"죽는다"는 말, 단순 화풀이 아닌 '협박죄' 성립
이번 사건은 최소 두 가지 이상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복합 범죄'다. 가장 먼저, 차량에 낙서하거나 오물을 투척한 행위는 명백한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 법원은 물리적 파손뿐 아니라, 감정적으로 해당 물건을 본래 용도대로 사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행위 역시 재물의 효용을 해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죽는다 진짜"라는 문구다. 이는 단순한 욕설을 넘어 피해자의 생명에 직접적인 해를 가하겠다는 '해악의 고지'로, '협박죄' 성립의 핵심 요건을 충족한다.
가해자가 실제로 위해를 가할 의사가 없었더라도, 피해자가 공포심을 느꼈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 협박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내 차가 표적이 됐다면? 증거 확보법
만약 A씨와 같은 피해를 봤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하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현장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각도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후 즉시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주차장 CCTV 영상 확보를 요청해야 한다. 대부분의 CCTV 영상은 저장 기간이 짧아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될 위험이 크다. 경찰에 신속히 신고하고 수사 협조를 통해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 역시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에 정식 고소장을 제출하면 가해자 특정이 가능해진다. 이후 가해자를 상대로 차량 수리비 등 물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