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붙' 한 번에 전과자 위기 출처 깜빡한 당신, 수백만원 합의금 다 줘야 할까?
'복붙' 한 번에 전과자 위기 출처 깜빡한 당신, 수백만원 합의금 다 줘야 할까?
저작권법 위반 고소, '고의성' 없어도 처벌?
전문가들이 말하는 현명한 대응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카페에 좋은 글을 공유했다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운영자가 수백만 원에 달하는 합의금 요구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중개사들 교육 목적의 좋은 글을 공유했을 뿐인데, 수백만 원을 요구받으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한 변호사가 쓴 글을 발견하고, 원저작자 이름과 소속 법무법인을 명시해 카페에 올렸다. 여기까지는 인용의 요건을 갖춘 포스팅이었다.
하지만 석 달 뒤, 다른 SNS에서 본 어떤 글을 자신의 카페에 올리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변호사가 아닌 제3자가 각색한 글이라 생각한 그는 무심코 복사-붙여넣기로 자신의 카페에 글을 올렸고, 이번에는 출처를 표기하지 않았다.
얼마 뒤, 원저작자인 변호사가 저작권법 위반을 이유로 고소장을 보냈다. 수백만 원의 합의금이 요구되었고, 교육 목적의 단순 공유임을 주장하는 A씨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실수였다” vs “고의다” 출처 없는 ‘복붙’, 처벌 피할 수 있나?
A씨의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저작자 허락 없이 글을 옮긴 ‘복제권(저작물을 복사할 권리)’ 침해와 이름을 표시하지 않은 ‘성명표시권(저작자의 이름을 밝힐 권리)’ 침해에 모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를 표기하지 않은 이상, 법에서 정한 정당한 ‘인용’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질지는 고의성 입증에 달렸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는 “형사처벌은 영리 목적과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며 “A씨의 경우 직접적 수익 창출이 없었고, 다른 사람이 쓴 글인 줄 알았다는 점에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혐의 성립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단순 실수만으로 처벌을 면하긴 어렵지만, 범죄 의도를 입증하지 못하면 형사처벌은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백만원 합의금, 거부하면 ‘빨간 줄’ 각오해야 하나?
원저작자는 합의금으로 수백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는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해,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하면 사건은 그대로 종결된다.
재판부는 ▲비영리 교육 목적 ▲문제 제기 후 즉시 삭제 ▲사과 메일 발송 등 ‘정상참작 사유’를 폭넓게 고려한다. 초범인 점까지 더하면, 검찰 단계에서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기소유예(검찰이 교육 이수 등을 조건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를 받거나, 재판에 가더라도 수십만 원대 벌금형 또는 ‘선고유예(유죄는 인정되나 형의 선고를 미루는 판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유사 사건에서 벌금 3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이 나온 바 있다.
합의냐 소송이냐 ‘클릭’ 한 번에 걸린 선택의 무게
결국 A씨는 전과 기록 없는 조기 종결(합의)과, 수십만 원대 벌금형의 위험을 감수하는 법적 대응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현실에 놓였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합의가 불발된다면 수사 단계부터 상업적 목적이 없었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의 ‘복붙’이 일상이 된 시대, 무심코 한 클릭이 한 개인의 삶에 던지는 법적 무게를 되새기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