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했는데 왜?" 미성년자 성관계, 강간 무죄라도 '성학대'로 처벌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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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했는데 왜?" 미성년자 성관계, 강간 무죄라도 '성학대'로 처벌되는 이유

2026. 02. 10 09:41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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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6세와 합의 성관계

나이만 믿다간 '위계간음·아동복지법' 철퇴 맞는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만난 만 16세 여성과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남성. 상대가 돌연 “강제로 당했다”고 주장하며 성범죄자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그는 ‘합의했다’는 녹음 파일만 믿고 있지만, 법의 판단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만 16세를 기준으로 갈리는 의제강간죄를 넘어 ‘위계에 의한 간음’, ‘아동복지법상 성학대’ 등 숨은 법적 쟁점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 자문을 통해 한순간에 인생을 뒤흔들 수 있는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 쟁점을 짚어봤다.


만 16세,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기준

성인 남성 A씨는 SNS에서 자신을 18세로 소개한 여성 B양(실제 만 16세)과 교제하며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 그러나 어느 날 관계 후 B양이 지인들에게 “강간당했다”고 주장하면서 A씨의 일상은 무너져 내렸다. A씨는 B양의 동의가 담긴 음성 파일과 문자 메시지를 근거로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첫 번째 관문은 B양의 ‘나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김일권의 김일권 변호사는 “만 16세 이상의 미성년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면, 일반적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A씨가 가진 증거는 ‘합의’를 입증해 강간 혐의를 벗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B양의 나이가 만 16세 미만이라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법무법인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는 “폭행·협박 없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더라도, 16세 미만임을 알고 범행한 경우에는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될 수 있는 ‘미성년자 의제강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의’라는 착각, ‘위계’와 ‘성학대’의 쟁점

설령 상대방이 만 16세 이상이더라도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다른 법적 쟁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천 법률사무소의 박재천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의 경우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가 위계에 의한 것이라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계'란 상대방을 속여 착오에 빠뜨리는 행위를 뜻한다. 만약 A씨가 어떤 방식으로든 B양을 속여 관계에 동의하게 했다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제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또 김형민 변호사는 다른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합의하에 성관계가 이루어졌음이 인정되더라도 「아동복지법」으로 기소되어 형사처벌되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 법 조항인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를 근거로 들었다. 즉, 강간이나 위계가 아니더라도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자체가 ‘성적 학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동의 녹취’의 명과 암

A씨가 믿고 있는 ‘동의’의 증거가 그를 구할 수 있을지는 적용 혐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상대방이 만 16세 이상이고 ‘강간’ 혐의로 고소했다면,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가 언급한 대로 “동의하여 관계를 가졌다는 상대방의 음성, 문자 파일을 소지하고 있다면 무혐의 처분을 받아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미성년자 의제강간’이나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가 쟁점이 될 경우, ‘동의’ 사실만으로는 범죄 성립 여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A씨가 상대방이 만 16세 미만임을 몰랐다는 점(고의 부재)을 어떻게 입증할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특히 김형민 변호사는 증거 보존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대부분은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한 것 같다는 피해자 진술이 있는 경우)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에 저장해두었다면 추후 유리한 자료로 제출할 기회가 없어질 수 있다.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더라도 증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에 담아 거주하지 않는 장소에 이중으로 보관해두는 것을 권한다.”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는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복잡한 쟁점을 포함할 수 있다.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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