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아 기분 안 나쁠 줄…" 80대 성추행한 의사, 변명은 안 통하겠지만 일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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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아 기분 안 나쁠 줄…" 80대 성추행한 의사, 변명은 안 통하겠지만 일은 계속

2021. 12. 30 14:26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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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환자 추행한 안과의사⋯"나이 많아 기분 안 나쁠 줄 알았다" 변명

변호사 "강제추행 인정돼 처벌 이뤄질 사안"

처벌받아도 의사면허는 유지⋯최대 10년간 취업제한만 가능

한 안과 의사가 80대 환자 성추행을 인정하면서 "나이가 많아 기분이 안 나쁠 줄 알았다"는 해명을 내놨다. /KBS 뉴스화면 캡처

"나이가 많아 기분이 안 나쁠 줄 알았다."


진료를 보러 온 80대 환자를 추행한 의사의 해명에 사람들은 귀를 의심했다. 마치 노인은 성적 불쾌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범죄 대상으로 삼아도 된다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수면제를 복용해야 잠이 들 정도로 충격을 받은 피해자에게 두 번 고통을 주는 태도였다.


이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3월. 지난 29일, KBS 보도에 따르면 안과 의사 A씨는 환자 B씨에게 "단골이니까 서비스를 해주겠다"며 어깨를 주물렀다. 그러다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잡았다. 이후 B씨 가족의 항의에 A씨는 "기억이 난다"면서도 B씨의 나이를 운운하며 범행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만약 A씨를 처벌한다면, 의사 면허까지 박탈하는 걸까.


"나이 많아 기분 안 나쁠 줄 알았다" 변명 안 통할 것

'법무법인 한중'의 이승은 변호사. /로톡DB

우선, A씨의 행동은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법무법인 한중의 이승은 변호사는 "현재 알려진 정황에 비춰볼 때 A씨의 행동은 강제추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이가 많아 기분이 안 나쁠 줄 알았다'라는 A씨의 발언 자체에서 추행 의도도 보인다"고 이 변호사는 말했다. A씨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성적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당연하지만 피해자가 고령임을 내세운 A씨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이와 비슷한 주장에 일침을 놓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60대인 여성 택시 기사를 추행해 해임된 교감이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회 경험이 풍부한 67세 여성인 점 등에 비춰 보면 성적 수치심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가 상대적으로 고령인 점 등을 내세워 사안이 가볍다고 단정 지을 건 아니다"며 기존 판결을 깨고 다시 재판하라고 했다.


즉, A씨의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성범죄로 처벌받아도⋯법적으로 의사 활동 가능해

하지만 A씨가 기소돼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의사 신분은 유지할 수 있다. 현행 의료법에는 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의료법은 '마약 중독' '허위진단서 작성' '면허 대여' 등 특정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았을 때만 의료 행위를 제한한다(의료법 제8조). 이승은 변호사는 "A씨가 처벌돼도 의사 면허는 취소되지 않는다"며 "중대범죄인 성범죄로 처벌을 받았을 경우, 면허를 취소하게 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법원이 취업제한 명령을 내릴 수 있긴 하다(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56조 제1항). 법원이 이 명령을 내리면, A씨는 의료기관에서 일하거나 병원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 그런데 그 기간이 최대 10년이기 때문에 그 이후엔 다시 '의사'로 일하는데 아무 제약이 없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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