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중 환자 추행한 산부인과 의사, 징역 1년 받아도 면허 유지⋯3년 동안만 진료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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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 환자 추행한 산부인과 의사, 징역 1년 받아도 면허 유지⋯3년 동안만 진료 못 해

2020. 10. 13 10:59 작성2020. 10. 13 11:08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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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 환자 성추행한 산부인과 의사 A씨 "환자가 오해한 것" 주장 했지만

"신뢰⋅보호 의무 저버렸다" 법원, 징역 1년 실형과 함께 3년 취업제한

면허 취소 사유 안 돼⋯취업 제한 기간에만 진료 제한될 뿐

진료 중인 환자를 성추행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은 산부인과 의사는 출소 후 3년만 지나면 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셔터스톡

진료 중인 환자를 성추행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은 산부인과 의사 A(55)씨.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산부인과 전문의가 환자의 의사에 대한 신뢰와 보호 의무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중대하다"고 판시했다. 실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진료실 침대에 누운 40대 여성 환자의 몸을 맨손으로 여러 차례 만졌다.


하지만 로톡뉴스 취재 결과, A씨는 출소 후 3년만 지나면 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왜 그런지 정리했다.


"정상적인 진료행위를 추행으로 오인했다" 주장했지만⋯

범행은 지난해 5월, A씨가 근무하는 경남 김해의 한 산부인과 진료실 안에서 벌어졌다. 간호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때였다. 당초 피해자는 "여자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싶다"고 했으나,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받고 A씨에게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 내내 A씨는 "피해자가 정상적인 진료행위를 추행 행위로 오인했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안좌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료 행위와 환자 음부를 움켜쥐는 것을 (환자가) 오인하는 경우는 없다"는 전문심리위원(산부인과 의사)의 감정을 바탕으로 유죄를 선고했다.


살인을 해도, 성폭행을 해도⋯의사 면허 취소사유 해당 안 해

재판부가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지만, A씨가 면허 취소가 될 가능성은 아예 없다.


의료법상에서 말하는 '면허 취소 사유'에 강제추행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강제추행보다 죄질이 나쁜 강간, 심지어 살인을 저질러도 마찬가지다. 현행 의료법이 의사 면허 취소 요건을 '허위진단서 작성', '리베이트', '면허 대여', '진단서 위조' 등으로 좁게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A씨가 저지른 강제추행은 법적으로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면허를 취소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면허 취소가 아닌 자격 정지라면 법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의료법 제66조 제1항 1호)'를 했을 때, 최대 1년 이하의 범위에서 의사 자격이 정지될 수 있다.


하지만 통계상 매우 드문 일이다.


실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년(2010~2018년)간 강간⋅강제추행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901명이었지만, 자격 정지는 4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1개월 수준에 그쳤다. 의사가 진료 중 간음, 유사 강간 행위, 불법 촬영 등을 한 사건이었다.


면허 취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3년 취업제한 명령⋯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외 '의료기관'에도 적용돼

안 판사는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과 함께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함께 선고했다.


A씨가 받은 3년간 취업제한 명령은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등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A씨가 산부인과 전문의라는 점에서, '의료기관'에도 적용된다. 아청법(제56조 제1항 제12호)상 그렇다.


의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A씨는 앞으로 3년간 산부인과를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없다"며 "의료기관을 (본인이) 개설하는 것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그때는 사실상 A씨의 병원 복귀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면허 취소는 아예 법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자격 정지 역시 통계상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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