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갚아" 한마디에 5일 만에 개인회생…사기꾼의 '꼼수'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돈 갚아" 한마디에 5일 만에 개인회생…사기꾼의 '꼼수'

2026. 01. 30 09: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기죄 이겨도 1원 못 받아…피해자만 쏙 뺀 채무자 명단

사기 피해자가 형사재판에서 승소했지만, 가해자가 피해자만 채권자 목록에서 누락한 채 개인회생을 신청해 변제를 회피했다. / AI 생성 이미지

회사 동료에게 사기를 당해 힘겹게 형사재판에서 이겼지만, 가해자가 피해자만 채권자 목록에서 쏙 뺀 채 개인회생을 신청해 단 한 푼도 갚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피해자가 채무불이행자 등록을 통보하자 불과 5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채권자를 고의로 누락한 '사기회생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촉구했다.


사기 재판 이겼지만…돌아온 건 '0원'과 또 다른 소송


2023년 6월, A씨는 회사 동료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대출을 받아 절반은 '작전주'에 투자하고, 나머지 절반은 자신에게 주면 매달 대출 원리금을 모두 갚아주겠다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동료는 돈을 받자마자 잠적했다. A씨는 2024년 동료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1년여 만인 2025년 4월 법원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A씨는 승소 후에도 단 1원도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A씨는 2025년 10월, 가해자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5일 뒤, 가해자는 보란 듯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을 통해 확인한 가해자의 총채무는 1억 6천만 원, 채권자는 20명에 달했지만, 정작 피해자인 A씨의 이름은 명단 어디에도 없었다.


피해자만 쏙 뺀 명단…'사기회생죄' 처벌 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가해자의 행동이 또 다른 범죄, 즉 '사기회생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법원 판결로 채무 존재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고의로 채권자 목록에서 피해자를 누락한 것은 회생 절차를 악용한 정황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채무불이행자 등록 통보받고 5일 만에 개인회생 신청한 것은 채권자 회피 목적으로 볼 수 있다"며 "A씨가 채권자 명단에 누락된 것은 의도적 은닉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 역시 "이는 형사 처벌과 더불어 법원이 회생 신청을 기각할 중요한 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해자가 과거 아버지 통장을 사용했다고 언급했으나 채권자 명단에 가족 이름이 없는 점 등은 재산을 숨기거나 특정인에게만 빚을 갚는 '편파 변제' 정황으로, 사기회생죄의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작전주' 투자 사기, 추가 처벌의 조건


가해자가 투자 명목으로 내세웠던 '작전주' 언급이 추가 처벌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입증이 까다로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실제 주가 조작 행위가 있었는지, 아니면 단지 돈을 편취하기 위한 기망 수단(단순 사기)이었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작전주'라고 언급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시세조종이나 불법적인 투자 유인 행위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인 법률사무소 허동진 변호사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타인을 기망하여 금전적 이득을 취하며 주식 거래를 유도했다면 사기죄와 별개로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추가 고소가 가능하다"며 "이는 형사 처벌 수위를 높이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고 명확한 조건을 제시했다.


돈도 권리도 잃을 위기…'골든타임' 놓치지 않으려면


전문가들은 A씨가 한시라도 빨리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다른 강제집행이 제한돼 돈을 돌려받을 길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우선 조치는 개인회생이 진행 중인 법원에 '이의신청'을 하고, 누락된 자신의 채권을 반영해달라는 '채권자 추가 신청'을 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무제 홍원표 변호사는 "지금 단계 우선순위는 상대를 압박하는 말싸움이 아니라, 누락된 채권을 회생절차 안에 반영시켜 ‘내 몫’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시에 가해자의 재산 은닉, 편파 변제 정황을 근거로 '사기회생죄' 형사 고소를 병행해 압박해야 한다. 조수진 변호사는 "지금 개인회생 절차와 사기파산죄 고소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으면 영구히 권리를 잃을 수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재차 당부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