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수사 왜 안 해?"…장관에게 '오더' 내린 민간인 영부인의 위법성
"김명수 수사 왜 안 해?"…장관에게 '오더' 내린 민간인 영부인의 위법성
김건희 여사-박성재 전 장관 문자 파문
박지원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법적 권한 없는 영부인의 수사 지휘, 직권남용 넘어선 헌법 파괴 논란

법정 출석한 김건희 여사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영부인이 법무부 장관을 직접 '지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법사위원)은 김건희 여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이에 오간 것으로 알려진 문자 메시지 내용을 두고 "대통령 김건희, 영부남 윤석열이었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며 격분을 감추지 않았다.
"김명수 수사는 왜 안 하냐"… 장관을 하라 마라 한 '민간인'
논란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가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김 여사는 "김명수 왜 수사 안 하느냐", "김정숙 김혜경 두 여사는 되어 가느냐" 등 구체적인 사건 수사 상황을 묻고 지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법적으로 따져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대한민국 헌법과 정부조직법상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하지만 대통령조차도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을 뿐, 개별 수사에 세세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불문율이자 원칙이다.
하물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 법적으로는 '대통령의 배우자'인 민간인 신분의 영부인이 장관에게 특정인에 대한 수사를 독촉하고 확인했다면 이는 명백한 월권이자, 국가 공권력을 사유화한 '국정농단'의 전형적인 형태다.
박 의원은 박성재 장관의 태도 또한 강하게 질타했다. 공적 시스템을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이 영부인의 '비선 지시'를 수행했다면, 이는 직권남용의 공범이 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는 것이다.
"변호인 통해 사랑 전해라"… 무너진 공적 시스템
박 의원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예견된 '권력 서열 파괴'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윤 전 대통령의 태도다. 박 의원은 김 여사의 변호인과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겹친다는 점을 들며, 윤 전 대통령이 변호인을 통해 "자기한테 있지 말고 영부인 도와줘라",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 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전언을 공개했다.
이는 국가의 사법 리스크 대응이 시스템이 아닌 사적인 감정과 관계에 의해 좌우되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박 의원은 "정당한 사랑을 해야 하고, 아내가 잘못하면 남편이 지적해 주는 부부가 돼야 하는데, 이건 잘못된 사랑"이라고 꼬집었다.
측천무후도 울고 갈 'V0'의 독재
박 의원은 이번 사태를 두고 "박정희, 전두환보다 더 심했다"고 평가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도 최소한의 형식적 절차나 체계는 존재했으나, 이번 문자 파동은 국가의 가장 강력한 사정 기관인 법무부마저 영부인의 사적인 문자 한 통에 움직이는 무력한 조직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수사권은 오직 법률에 근거해서만 행사되어야 한다. 그러나 'V0'라 불리는 영부인의 문자가 장관의 결재 서류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면, 이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헌법 파괴 행위다.
이제 공은 이 모든 의혹을 규명해야 할 사법부와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