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불륜녀"라며 아내 망신…뒤에선 '무정자증' 숨기고 있었던 남편의 두 얼굴
식당서 "불륜녀"라며 아내 망신…뒤에선 '무정자증' 숨기고 있었던 남편의 두 얼굴
아내 불륜 의심해 이혼 요구하다 친자 확인 후 "미안하다"
법조계 "명예훼손·모욕죄 성립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1년 차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던 아내 A씨는 임신 소식을 전하자마자 남편에게서 "다른 남자 있냐"는 추궁을 받았다. 남편은 식당에서 주변 사람들이 다 듣도록 아내를 불륜녀로 몰아세우며 이혼을 요구했다.
억울함 속에 홀로 아이를 낳은 A씨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가 남편의 친자임을 증명했다. 알고 보니 남편은 자신이 무정자증이라는 사실을 결혼 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를 숨긴 채 결혼했다가 임신 소식에 아내를 의심한 것이었다.
26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이 기막힌 사연에 대한 법적 쟁점을 다뤘다.
공개 장소에서 "불륜녀" 낙인... 모욕죄·명예훼손죄 성립
방송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강은하 변호사는 남편의 행동이 단순한 부부 싸움을 넘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식당은 명백히 공개된 장소이고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 요건이 충족된다"며 "구체적 근거 없이 아내를 불륜으로 단정하고 모욕적 표현을 썼다면 형법상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가 임신 중이었다는 점은 남편에게 더욱 불리한 요소다. 강 변호사는 "임신 중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예민하기 때문에 같은 표현이라도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충격이 더 크다"며 "이는 행위의 중대성과 피해 정도를 평가할 때 남편에게 명백히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거 없어도 고소 가능... 주변 진술·정황 중요
사건 발생 당시의 녹음이나 영상 증거가 없더라도 처벌은 가능할까. 강 변호사는 "반드시 직접적인 물증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식당에 있었던 동석자나 주변 손님의 증언, 사건 직후 아내가 보낸 메시지, 정신과 진료 기록 등 정황 증거만으로도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친고죄이므로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한다.
무정자증 숨긴 결혼, 사기 결혼으로 취소 가능할까
남편이 무정자증 사실을 결혼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숨겼다면, 이는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
강 변호사는 "무정자증은 부부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라며 "아내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될 경우, 사기에 의한 혼인 취소 소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남편의 기망 행위와 공개적인 모욕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