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들 19마리 잔혹하게 학대하고 살해해도…신상 공개, '이것' 때문에 어렵다
푸들 19마리 잔혹하게 학대하고 살해해도…신상 공개, '이것' 때문에 어렵다
개 19마리 학대하고 살해한 40대 남성 잔혹한 범죄에, "신상 공개 하라" 국민청원 글 올라와
변호사들과 검토해봤더니 "공개 어렵다"⋯이유는?

개 19마리를 입양한 뒤 학대하고 살해한 40대 남성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군산길고양이돌보미 인스타그램·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물에 넣어 숨을 못 쉬게 했다. 불에 닿게 해 온몸에 화상도 입게 했다. 머리를 때리거나 흉기를 휘둘러 죽게 만들었다.
지난 1년간 푸들 등 개 19마리를 입양한 40대 공기업 직원 A씨. 그는 개를 입양 보낸 사람들에게 "잘 보살피고 있다"고 속인 뒤, 잔혹한 학대를 반복했다. 끝내 개를 살해한 뒤에는 대담하게도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화단 등에 사체를 유기했다.
현재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에 A씨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27일 오후 1시 기준 18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해당 청원을 올린 게시자는 "A씨의 학대 수법은 이제까지의 동물 학대와는 다른 정교함과 치밀함, 대담함 등 복합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범행을 들키지 않았다면) 계속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을 것이 뻔하다"고 신상 공개를 주장했다.
이들의 요청대로 A씨의 신상 공개는 가능할까. 관련 법률을 근거로 알아봤다.
피의자 신상 공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따라 결정된다. A씨 신상정보 역시 해당 법률 등이 정한 요건을 충족했을 때 공개가 가능하다. 일단, A씨의 사건은 성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강력범죄법으로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의 신상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유는 해당 사건이 특정강력범죄법이 규정하는 특정강력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정강력범죄법 제8조의2(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따르면, 신상 공개 요건의 하나로 ①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동법 제2조가 규정한 특정강력범죄는 살인과 존속살해 등과 같이 사람을 살해하거나 강간치상, 인신매매, 강도상해 등의 중범죄 등이다.
법무법인 고원 수원 분사무소의 이지영 변호사는 "A씨 사건은 잔혹하긴 하지만 사람을 살해한 '살인'은 아니다"라며 "특정강력범죄법상 신상 공개를 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아니다"고 했다.
와이 법률사무소의 이연랑 변호사도 "동물학대 사건은 특정강력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신상 공개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률 자문

이처럼 A씨 사건이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따져보기도 어렵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의견이었다.
특정강력범죄법에서 정한 다른 요건이란, ②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③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며 ④피의자가 만 19세 이상인 경우다.
이에 대해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A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알려졌고(②), 그의 범죄 기간과 학대 당한 동물의 수 등을 고려하면(③) 나머지 요건은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신상 공개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지영 변호사 또한 "A씨 사건만 놓고 보자면, 신상 공개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법에 규정된 특정강력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신상 공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국민청원의 경우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선 담당 부처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낸다. 해당 청원 역시 곧 20만명의 동의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이 동의했고, 청와대가 이에 답변한다고 해서 신상 공개가 이뤄질 확률은 거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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