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갈 준비 됐다" 가방 속 섬뜩한 흉기…동덕여대 사태, '장난' 아닌 '실형'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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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갈 준비 됐다" 가방 속 섬뜩한 흉기…동덕여대 사태, '장난' 아닌 '실형' 경고등

2025. 12. 04 10:5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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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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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 전환 반발 속 '칼부림 예고'

동덕여대 /연합뉴스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재학생과 교직원을 공포로 몰아넣은 섬뜩한 게시물이 등장했다. 단순한 반대 시위를 넘어, 흉기 사진과 함께 사실상의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올라오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칼로 추정되는 흉기를 가방 속에 넣은 사진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해당 사진과 함께 영어로 "학교에 갈 준비가 됐다(Ready to go to school)"는 문구를 남겼다.


이 게시물은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 방침 발표 직후 올라왔다. 학교 측이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래커 시위와 본관 점거 등을 이어가던 긴박한 시점이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해당 게시물이 학교 구성원들에게 극심한 공포심을 주고 있다고 판단, 작성자의 IP를 추적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동덕여대 캠퍼스는 래커 제거 작업과 학생들의 시위가 맞물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칼부림 예고'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중대 범죄로 간주되고 있다.


특정인 지목 안 해도 '공포심' 유발하면 범죄 성립

많은 이들이 온라인상의 익명성을 믿고 '장난이었다'고 항변하지만, 법적인 판단은 냉혹하다. 법조계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 형법상 '협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은다.


쟁점은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위협도 엄격하게 처벌하는 추세다. 대구지방법원은 2024년 8월, 온라인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야구방망이 테러를 예고한 사건(2024고정171)에서 "게시글을 읽은 사람들이 신체의 안전에 대한 위협을 느꼈다면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작성자가 올린 '학교'라는 장소와 '흉기'라는 수단은 해악의 고지가 구체적임을 보여준다. 이는 동덕여대 구성원들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고, 학교에 가는 행위 자체를 두렵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더라도 협박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단순 협박 넘어 '살인예비죄' 적용될까…실형 갈림길

더 큰 문제는 이 사건이 단순 협박을 넘어 '살인예비죄'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지만, 살인예비죄는 다르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7월, 흉기 난동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실제로 식칼을 구매해 배회한 남성에게 살인예비죄를 적용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2024고합159). 재판부는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하는 묻지마 범죄 예고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번 동덕여대 예고 글 작성자가 실제로 흉기를 소지하고 학교 근처를 배회했거나, 범행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정황이 포착된다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살인예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경찰력 낭비 초래…공무집행방해까지 '첩첩산중'

경찰이 대거 출동하게 만든 점도 작성자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허위 신고나 장난으로 경찰력을 낭비하게 할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된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2023년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려 경찰관 100여 명을 출동시킨 작성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2023고단2639). 당시 재판부는 "막대한 공권력 낭비와 시민들의 불안을 초래한 책임이 무겁다"고 질타했다.


결국 동덕여대 칼부림 예고 작성자는 최소 수백만 원의 벌금형부터, 구체적 행동이 동반되었을 경우 실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남녀공학 전환이라는 학내 갈등이 익명의 가면을 쓴 흉악 범죄 예고로 번지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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