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물 50편 시청' 자백 후 증거인멸…소년의 후회, 법의 심판은?
'아청물 50편 시청' 자백 후 증거인멸…소년의 후회, 법의 심판은?
휴대전화 '공장 초기화'는 구속 사유…전문가들 '진심 어린 반성'이 최선, 소년법 보호 한계 넘을 수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을 자백한 소년이 수사를 앞두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자백 후 '폰 초기화'…소년의 증거인멸, 구속이냐 선처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을 시청하고 딥페이크 영상까지 만들었다고 자백한 한 소년이 수사를 앞두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며 스스로 족쇄를 찼다.
"제가 한 행동이 얼마나 끔찍한 행동인지 알고 있고 자괴감이 듭니다"라는 뒤늦은 후회는, 스스로 저지른 증거인멸 시도 앞에서 힘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스스로를 '곧 학폭위 및 보호처분을 받을 것 같다'고 밝힌 A군은 아청물 20여 개 소지, 50편 이상 시청, 딥페이크 제작 사실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했다. 결국 그는 디지털 포렌식을 피하려 휴대전화를 공장 초기화하는 최악의 수를 두고 말았다.
스스로 판 무덤…'공장 초기화'가 구속 부른다?
범죄 사실을 털어놓고도 수사 직전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행위는 법의 심판대 위에서 '반성'이 아닌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라는 무거운 꼬리표로 돌아온다. 법률 전문가들은 A군의 증거인멸이 구속의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구속영장 발부 사유가 되는데, 인멸 우려가 아니라 실제 인멸을 하였다면 영장청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 역시 "공장 초기화와 같은 증거인멸 행위는 법적으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구속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속이 기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휴대폰 초기화의 경우, 증거인멸 시도로 해석될 수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자발적으로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은 긍정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결국 수사 과정에서 보이는 태도가 구속 여부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소년법 방패, 뚫릴 수도…'징역 1년 이상' 경고등
A군이 기댈 마지막 보루는 '소년'이라는 신분이지만, 범죄의 무게가 소년법의 보호 한계를 넘어서면 형사처벌이라는 칼날을 피하기 어렵다.
이재용 변호사는 "만 14세가 넘었다면 미성년자라고 하여 무조건 보호처분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죄질이 좋지 않고, 진지한 반성의 태도가 보이지 않으며, 심지어 재범의 위험성까지 있다고 판단될 경우라면 일반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1년 이상 징역형이 구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년보호처분으로 끝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소년법상 보호처분은 1호(보호자 감호 위탁)부터 10호(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무거운 처분이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는 "아청물 다수 소지와 시청 기록이 드러난다면 보호처분 중 높은 호수(4호~7호)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고, 법무법인(유한) LKB평산의 강광민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소년원 송치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엎질러진 물, 최선의 방패는 '진심 어린 반성'
이미 엎질러진 물 앞에서 법적 처벌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 방법은 결국 자신의 잘못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태도뿐이다. 변호사들은 '진정성 있는 반성'과 '적극적인 초기 대응'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진정성 있는 반성문을 작성하고, 관련 상담이나 교육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하민의 황성욱 변호사 역시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순간의 호기심이 돌이킬 수 없는 범죄가 되고, 어설픈 증거인멸은 더 큰 처벌을 부를 뿐이다. A군의 사례는 디지털 세상의 범죄가 결코 가볍지 않으며, '삭제' 버튼이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서늘한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