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야간근무 중 사망한 딸⋯변호사들 "힘들더라도 '이것' 먼저 증거로 확보해라"
홀로 야간근무 중 사망한 딸⋯변호사들 "힘들더라도 '이것' 먼저 증거로 확보해라"
업무중 사망으로 '산재 인정' 준비해야⋯변호사들 "힘든 과정 될 것, 마음 단단히 먹어야"
칼륨결핍증 치료 이력⋯의료사고 가능성도 있어

"저녁 잘 먹고 다시 사무실 왔어요. 걱정 말고 일찍 주무세요." 딸에게 온 마지막 문자. 이 문자 이후로 딸은 홀로 야간 근무 중에 사무실에서 사망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코리아
"저녁 잘 먹고 다시 사무실 왔어요. 걱정 말고 일찍 주무세요."
A씨가 딸에게 마지막으로 받은 문자메시지. 딸은 착하고 말 잘 듣는 효녀였다. 돈을 벌겠다며 일찍이 사회에 뛰어들어 일하는 게 안타깝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기특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자신이 원망스럽다. 딸이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그러나 6시 이후부터는 혼자서만 일해야 했다. 이런 점이 걱정되긴 했지만,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았다. A씨의 딸은 어느 날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아침에 출근한 직원에 의하면 의식 없이 쓰러진 딸을 발견해 응급실로 바로 옮겼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A씨는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다. 다만, '칼륨 결핍증'으로 입원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곧바로 회복해 퇴원했고, 사망 당일에도 동료들이 별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애지중지 키운 딸을 한순간에 잃은 A씨. 딸을 홀로 야간근무를 시킨 회사에 너무 화가 난다. '한 사람만 더 있었다면… 딸이 바로 응급조치만 받았다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만 계속 맴돈다. 이런 회사에 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다.
변호사들은 '업무중 사망'이므로 '산재' 인정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호사 안태환 법률사무소'의 안태환 변호사는 "산재의 경우 사업주 측에 과실이 없어도 업무상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의 죽음으로 힘들더라도 꼭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조언했다. 안 변호사는 "동료들의 증언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게 되면 사건과 관련된 증언을 얻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명율의 배장환 변호사도 "사망 전 급격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사건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더불어 "사망 보름 이내로 '근로시간의 변화'가 있었는지도 반드시 확인하라"고 했다. 근로시간의 변화도 산재 인정의 주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질병에 의한 사망이라면 산재 인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A씨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이런 (급작스러운 사망) 사건에서는 산재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되지 않는다"며 결심이 선다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라고도 조언했다.
법무법인 우성의 정필승 변호사는 회사의 과실도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 변호사는 "혼자 근무함으로 인해 응급조치 부족으로 사망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의사이기도 한 정필승 변호사는 산재와 별도로 의료 사고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A씨 딸의 '저칼륨혈증(칼륨 결핍증)'이 있었다는 사실에 근거해 "복용 중이던 약을 확인해보라"고 조언했다.
정 변호사는 "젊은 나이에 저칼륨혈증이 발생하는 경우, 체중감소 등을 목적으로 복용하는 이뇨제들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면서 "만약 심한 저칼륨혈증이 발생했다면 심정지로 인한 급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