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 언어 성폭력 첫 처벌사례로 불리는 '울산지법 2020고정271' 판결문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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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언어 성폭력 첫 처벌사례로 불리는 '울산지법 2020고정271' 판결문 팩트체크

2021. 01. 27 19:51 작성2021. 01. 27 22:14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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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모욕, 명예훼손죄만? '성범죄'로도 처벌된다

채팅상 성희롱으로 신상정보 등록된 사례도 있어

게임 내 언어 성폭력이 처음으로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를 적용해 처벌됐다는 글이 온라인상에서 퍼졌다. 사실인지 로톡뉴스가 직접 확인해봤다. /그래픽 및 편집 = 조소혜 디자이너

27일 SNS를 중심으로 "이제 게임에서 성추행하면 캡처해라, 처벌된다"는 글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를 적용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의미 부여까지 함께 퍼졌다.


이 소식이 이렇게까지 주목받은 이유는 여태껏 인터넷이나 게임 등 온라인상에서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발언을 해도 처벌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적용범위가 훨씬 넓은 통매음이 적용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모욕이나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려면 ①공연성 ②특정성 ③사회적 가치⋅평가의 침해 가능성,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한다. 하지만 통매음이 적용되면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할 목적만 인정되면 된다.


이 화제의 판결이 사실인지 로톡뉴스가 다시 확인해봤다.


게임내 언어 성폭력 처벌 첫 사례? 2014년도 있었다

로톡뉴스는 이 판결을 선고한 울산지법에 직접 전화해 물어봤다. 관계자에게 게임 내에서 성적으로 수치심과 불쾌감을 유발한 발언으로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된 사례가 처음인지 물었다. 그랬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처음 아니에요. 2014년에도 있었어요. 그땐 집행유예도 아니었습니다."


게임 내 언어 성폭력 첫 처벌 사례인지 해당 판결을 내린 울산지법에 직접 확인해봤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게임 내 언어 성폭력 첫 처벌 사례인지 해당 판결을 내린 울산지법에 직접 확인해봤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울산지법 관계자의 말에 따라, 관련 판결을 찾아봤다. 실제로 지난 2014년 6월에 아이온 게임에서 성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람이 처벌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에도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가 적용됐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수일에 걸쳐 피해자에게 게임 내 채팅창을 이용해 말을 걸었다. "수영복이나 속옷 입은 사진 없느냐","엉덩이랑 허리 나온 야한 사진 보내달라" 같은 내용이었다.


피해자는 채팅창 내용을 캡처했고, 음성채팅 녹취록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피고인이 부랴부랴 사과문까지 올렸지만 선처는 없었다.


당시 울산지법(재판장 임해지 부장판사)은 피고인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한발 더 나아가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신상정보도 등록하도록 했다. 법원은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해당 문단은 27일 8시 55분 기준 수정되었습니다.


울산지법 관계자가 말한 2014년 판결. /대법원 대국민 서비스
울산지법 관계자가 말한 2014년 판결. /대법원 대국민 서비스


채팅 통한 신체 비하 발언⋯법원 "성적 수치심 유발했다"

SNS를 달군 판결도 울산지법에서 나왔다.


지난 2019년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의 유저인 피고인은 텍스트 채팅창을 이용해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 등을 했다가 기소됐다. 역시나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가 적용됐다.


화제가 된 울산지법 2020고정271 판결문 속 해당 내용. /대법원 대국민 서비스
화제가 된 울산지법 2020고정271 판결문 속 해당 내용. /대법원 대국민 서비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같이 게임을 하고 있던 여성에게 "〇〇임?" "ㄷㄷ 허벌이고 말 없는 것 보니까 진짜 〇〇임?"이라 말을 걸었다. 이에 피해자가 "저 여자인데요, 그만하세요"라고 하자, "꼬우면 〇〇〇"이라고 말했다.


울산지법(재판장 정현수 부장판사)은 이 사건 피고인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게임 중 우발적으로 한 말이고 어려운 재정 형편에 놓여있다는 점을 감안해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전화나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 엄단한다. 이 법을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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