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들, 시설 보냅니다" 부부싸움에 날아든 공무원의 '폭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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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아들, 시설 보냅니다" 부부싸움에 날아든 공무원의 '폭탄선언'

2025. 12. 05 10:0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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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갈등으로 서로를 신고한 부부…'신고 횟수'만으로 아이 뺏겠다는 구청, 법조계 '명백한 위법 소지' 격앙

양육 갈등으로 서로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부부에게 구청 직원이 '아이를 시설로 보내겠다'고 위협해 월권 논란이 불거졌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새벽 2시 피자 먹였다고 신고했더니…'아이 뺏겠다' 공무원의 월권 논란


"당신 아들, 시설로 보낼 겁니다." 부부싸움 현장에 나타난 구청 직원은 잘라 말했다. 한 살배기 아들을 둔 엄마는 아이를 빼앗길 수 있다는 공포에 밤잠을 설쳤다.


양육 방식 차이로 시작된 부부의 갈등이 '아동학대 신고' 전쟁으로 번진 뒤 벌어진 일이다.


"사례 회의하면 결정될 것"…공무원의 서늘한 '경고'


사건의 시작은 사소한 양육 갈등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새벽 1~2시까지 아이를 재우지 않고 유튜브와 게임을 보여주며 피자 같은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남편도 지지 않고 아내를 맞신고했다. 경찰 조사가 채 끝나기도 전, 구청 아동학대 담당 직원이 찾아왔다.


그는 부부의 잘잘못은 따지지도 않은 채 "신고가 많으니 아이를 시설로 보내겠다"고 못 박았다. 심지어 과거 구청 직권으로 한 살 아기를 보호시설에 보낸 사례까지 들먹이며 "사례 회의를 하면 그렇게 결정될 것"이라며 엄마를 압박했다. 그의 말은 엄마에게 서늘한 협박처럼 다가왔다.


"법적 근거 없는 협박"…변호사들 '명백한 위법'


구청 직원의 '폭탄선언'은 과연 법적 근거가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위법 소지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아동복지법이 정한 '긴급임시조치'는 아동의 생명이나 신체에 현저하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만 발동되는 최후의 카드다.


김경태 변호사는 "현재 상황은 이 요건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규 변호사 역시 "단순히 신고 횟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아동을 분리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직원의 발언을 녹음해두라"고 조언했다. 서아람 변호사도 "담당 공무원이 감정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고 2회'는 방아쇠일 뿐…'분리'의 칼은 함부로 뽑지 않는다


현행법은 '1년 내 2회 이상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아동'에 대해 조사 후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이는 조사를 개시하는 방아쇠(trigger)일 뿐, 분리를 결정하는 절대 기준이 아니다. 핵심 요건은 '재학대 발생 우려'다.


법원은 가정이란 울타리에서 아이를 떼어내는 것이 아이에게 또 다른 정서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 따라서 학대로 인한 생명·신체의 위험이 명백하지 않다면 분리를 극도로 신중하게 결정한다. 신고 횟수만으로 아이를 뺏겠다는 건 법의 취지를 완전히 왜곡한 발상이다.


"녹음하고, 써서 내고, 끝까지 싸워라"…변호인단의 생존 가이드


그렇다면 부당한 분리 위협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 변호사들은 "기록하고, 소명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공무원의 발언 내용과 일시, 장소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녹음 등으로 증거를 확보해 상급 기관이나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


동시에 구청에는 '우리의 다툼은 양육 방식의 차이일 뿐, 아이에게 급박한 위험은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서면으로 제출해 적극 소명해야 한다. 조기현 변호사는 "초기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혐의를 방어하고, 부당한 행정력에 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부가 함께 전문가 상담을 받거나 양육 개선 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는 것도 분리 조치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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