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없이도 재산분할협의 가능한가?
이혼 없이도 재산분할협의 가능한가?
이혼 전 재산 분할에 관한 합의는 효력 없어
합의서 가지고 법원에 화해권고결정이나 조정기일 지정 신청해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산분할에 합의한 A씨 부부. 이 합의가 효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셔터스톡
20년 이상 남편과 별거해 온 A씨에게 남편이 이혼 및 재산분할소송을 제기했다. 재산 분할 가액은 별거 전 A씨 소유재산 2억 5,000만 원 상당이고, 남편의 기여도는 40%가량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답변서 제출 일주일을 남기고 남편은 복잡한 소송이 싫다며 합의금 3,000만 원만 주면 소송을 취하하고 각서도 써주겠다고 한다. A씨도 예상보다 적은 금액이어서 상대방의 제의를 수락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만약 중간에 협의이혼이 결렬돼 다시 이혼소송 절차로 진행된다면 이 재산 분할 협의서는 무효가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자칫 재산 분할을 다시 해야 하는 위험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위험을 없앨 방법은 없는지, A씨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변호사들은 A씨의 우려에 근거가 있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정승 정우승 변호사는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과 동시에 발생하며, 이혼 전 재산 분할에 관한 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태일 김형민 변호사는 “이혼하지 않은 채 재산 분할 협의만 하는 경우, 재산 분할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라고 짚었다. (대법원 96므318 판결)
이어 “이러한 취지에서 하급심 판결에서는 ‘협의이혼 시 일정액을 받고 재산 분할 협의를 하였으나 협의이혼이 이루어지지 않고 재판이혼에 이른 경우,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권이 소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고 부연했다.(서울가정법원 96드*27609 판결)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는 “만일 남편이 3,000만 원보다 더 받을 목적으로 소송 다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합의를 번복해 버리면, 3,000만 원 합의 내용은 참조 사유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혼 전 재산분할 합의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이런 위험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서윤 황보민 변호사는 “재산분할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졌다면, 협의내용을 문서로 작성해 법원에 조정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 법원이 이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주고 2주 이내에 효과가 발생하니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우승 변호사도 “현재 이혼소송 중이므로 합의서를 작성해 인감증명서 등과 함께 법원에 제출해 화해권고결정을 요청하거나, 조정기일 지정을 신청해 사건을 종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 변호사는 “조정결정이나 화해권고결정은 재판상 판결문과 같은 효력이 발생해, 이혼은 물론 재산분할에 대하여도 더 이상 다툴 수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