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추행범 신고하고 싶은데…"인상착의만 알아도 범인 잡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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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성추행범 신고하고 싶은데…"인상착의만 알아도 범인 잡을 수 있나요?"

2021. 07. 27 11: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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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성추행당했지만, 충격에 바로 신고 못 해

CCTV 없어 증거 없는 상황⋯가해자 인상착의 등만 기억

변호사들 "구체적인 진술 등으로 가해자 찾을 수 있고, 처벌까지 가능"

혼잡한 지하철. 낯선 이의 손길에 극도의 불쾌감과 수치심이 느껴졌다. A씨는 용기를 내 신고를 하려고 마음먹고, 증거를 찾기 위해 CCTV를 확인하고자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A씨가 탑승한 열차 내에는 CCTV가 없다고 했다. 증거를 확보 못 했으니 고소는 못 하는 걸까.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혼잡한 지하철. A씨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꽉 차 있던 사람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낯선 이의 손길 때문이 더 컸다. 극도의 불쾌감과 수치심. 뒤를 돌아봐 따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그러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했다. 내리자마자 바로 황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화도 나도, 불쾌감이 치솟는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신고를 하지 않으면 그 남성은 계속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계속 나오게 될 터. 이에 A씨는 용기를 내 신고를 하려고 마음먹고, 증거를 찾기 위해 CC(폐쇄회로)TV를 확인하고자 했다. 하지만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안타깝게 A씨가 탑승한 열차 내에는 CCTV가 없다고 했다.


당시 사건이 벌어진 시간과 해당 남성이 탑승한 역, 인상착의 등을 생생히 기억하는 A씨.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지났고, CCTV 영상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고소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범행 당시가 찍힌 CCTV 없는데⋯인상착의만으로 가해 남성 찾을 수 있을까

A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변호사들은 CCTV가 없어도, 충분히 가해 남성을 고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혐의는 '공중밀집장소추행'. 이 죄는 대중교통수단 등 대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타인을 추행했을 때 성립한다. 범행 당시,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죄가 인정될 수 있다.


법무법인 한원의 고광욱 변호사는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신고가 가능하다"며 신고할 것을 권했다. 이어 고 변호사는 "현행범이 아니라 범죄자 특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열차 내 CCTV가 없어도 가해 남성을 찾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심 변호사는 "지하철에 탄 시간대의 역사 CCTV 기록을 이용하면 가해 남성을 특정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도 "A씨가 가해자의 인상착의와 열차 탑승 정보 등을 기억하는 점이 수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들 "시간 지날수록 검거율 떨어져⋯빠른 경찰 신고 중요"

하지만, A씨는 시간이 며칠 지났고 가해 남성의 범죄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심지연 변호사는 이에 대해 "신고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해자를 검거할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보통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 추행의 경우 피해 직후 즉시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이 쉽지 않다"고 현실을 짚었다.


신고를 했다면 목격자를 확보하여 최대한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심 변호사는 "성추행 피해 증거가 A씨의 진술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찰에 당시 목격자를 찾아달라는 요청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증거가 없다고 해도 신고를 망설일 필요는 없다. 법무법인 동광의 민경철 변호사는 "반드시 증거 영상이 있어야만 해당 남성이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건 당시에 대한 피해자 A씨의 구체적이고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이 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사건 발생 이후 지인에게 카톡 등으로 메시지를 보냈다면 이 역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피해를 입고, 즉각적으로 112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기본적으로 가족과 지인에게 털어놓거나 조언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들도 신빙성 판단에 도움을 주는 정황 자료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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