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년간 6번의 불합격 "내 점수 조작됐다"…어느 수험생의 집요한 의심
[단독] 3년간 6번의 불합격 "내 점수 조작됐다"…어느 수험생의 집요한 의심
법원, 6수생 주장 모두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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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여섯 번 시험에 낙방한 수험생이 “점수가 조작됐다”며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셔터스톡
2020년 12월 18일, 수험생 A씨는 식물보호산업기사 실기시험 결과에 고개를 떨궜다. A씨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21년에 세 번, 2022년에 두 번. 3년에 걸쳐 총 여섯 번의 시험에 응시했지만, 결과는 늘 불합격이었다.
A씨는 이 연이은 실패가 단순한 실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A씨는 시험 과정에 심각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기나긴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A씨의 주장은 구체적이었다. 컴퓨터로 치르는 필답형 시험에서 공단 측이 "자동 채점된 점수보다 낮은 점수로 임의로 고쳐 발표"하거나, "시험 도중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해 일부 질문을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현미경으로 병원체를 감별하는 작업형 시험에서도 의혹은 이어졌다. A씨는 "감독관이 일부 응시생들에게 정답을 알려주거나, 시험 조 편성을 자신에게 불리하게 변경"했으며, "현미경을 조작하고 실제 채점보다 낮은 점수를 발표한 뒤 관련 자료를 모두 폐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의 냉정한 판단 "증거 없다"
결국 A씨는 6차례의 불합격 처분을 모두 무효로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A씨는 포기하지 않고 항소했다.
지난 4월 18일, 서울고등법원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가 제기한 모든 의혹에 대해 "그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법원은 필답형 시험은 수험생의 입력 값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채점하는 방식이므로 조작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주장하는 점수 조작이나 문제 바꿔치기와 같은 부정행위를 뒷받침할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작업형 시험에 대한 주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감독관의 정답 유출, 불리한 조 편성, 현미경 조작 등 A씨의 주장은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배척됐다.
3년간의 싸움, 마침표를 찍다
A씨는 1심 법원이 답안지, 채점표 등 관련 자료에 대한 문서제출신청을 부당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증거를 낼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문서들이 보존기한이 지나 공단이 소지하고 있지 않거나,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불합격처분의 하자가 중대, 명백하거나, 객관성, 공정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남용한 무효의 처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한 수험생의 3년에 걸친 싸움은 법원의 최종 판결로 막을 내렸다.
[참고] 서울고등법원 제8-2행정부 2024누48826 판결문 (2025. 4. 18.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