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장서 하반신 마비된 초등생…골든타임 놓친 관장 책임은?
합기도장서 하반신 마비된 초등생…골든타임 놓친 관장 책임은?
통증 호소에도 수업 강행해 치료 시기 놓쳐
변호사 "고난도 기술·사후 조치 미흡, 업무상과실치상 인정 가능성 커"

합기도 체육관에서 고난도 동작을 배우던 초등생이 척수 손상을 입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고, 관장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송치됐다. /셔터스톡
건강을 위해 보낸 체육관에서 돌아온 아이가 평생 걷지 못하게 됐다면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합기도 수업 중 고난도 동작을 배우다 척추 신경을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초등학생의 사연이 알려졌다.
24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합기도 체육관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고와 이에 따른 법적 책임 공방을 다뤘다.
그날 체육관에선 무슨 일이? 무너진 골든타임
6개월 전, 초등학교 2학년 김 모 양은 합기도 관장의 지도하에 '백 텀블링'을 연습 중이었다. 뒤로 넘는 공중회전 동작으로, 초등 저학년이 하기엔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다.
방송에 출연한 전수련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CCTV 영상을 근거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CCTV를 보면 관장이 아이의 허리춤을 한 손으로 밀어 올리면서 뒤로 넘겨주는데, 착지 과정에서 아이 다리가 꺾이는 형태로 무너지고, 바로 허리를 잡고 바닥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사고 직후 관장의 대처였다. 김 양은 허리를 짚고 쪼그려 앉거나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등 명백한 이상 징후를 보였다. 하지만 관장은 수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전 변호사는 "관장은 아이를 쉬게 하거나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30분 정도 스트레칭과 다른 훈련을 계속 진행했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괜찮아 보인다며 체육관 승합차에 태워서 그냥 집에 보내버렸다"고 지적했다.
뒤늦게 부모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은 김 양은 다음 날 척수 신경 손상에 의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사고 직후 적절한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치료 골든타임을 놓친 셈이다.
"기저질환 탓" 발뺌하는 관장... 법적 쟁점은 인과관계
경찰은 해당 관장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난도 기술을 무리하게 지도했고, 사고 후 즉각적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아이 상태를 악화시켰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관장 측은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착지 직후에는 아이가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거나 "마비는 원래 가지고 있던 기저질환 때문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정 공방의 핵심은 사고와 장애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다. 전수련 변호사는 "피해자 측은 관장의 지도 방식이 부적절했다는 점, 사고 직후 조치가 늦어 장애가 악화되었다는 점, 현재의 하반신 마비가 사고로부터 직접 발생했다는 점을 의료기록 등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유죄 인정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전 변호사는 "고난도 기술을 어린아이가 수행하도록 했다는 점, 사고 직후 명백한 통증·운동장애가 있었음에도 즉시 병원 이송을 하지 않은 점 이런 요소들을 보면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치료비만 월 수백만 원... 손해배상 범위는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또한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신 마비는 영구 장애에 해당해 배상 범위가 매우 넓다.
전 변호사는 "적극적 손해로는 현재까지의 치료비, 앞으로 평생 들어갈 의료비·재활비, 보조기·휠체어 비용, 간병비가 포함되고, 소극적 손해로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인이 된 이후 얻을 수 있었던 일실수입, 위자료로는 피해 아동과 그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이 포함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전 변호사는 체육시설 사고 시 증거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CCTV 영상이 있다면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진료 기록을 남기는 것 자체가 인과관계 입증 핵심"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