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정기일, 양측 다 안 가면 재판 가겠지?…'강제조정' 될 수도
법원 조정기일, 양측 다 안 가면 재판 가겠지?…'강제조정' 될 수도
공사대금 소송 중 조정 회부, 상대방도 나도 '조정 의사 없음'…재판으로 빨리 가려면?

법원의 조정 절차에 응할 의사가 없을 때, 무단으로 불출석하면 강제조정 결정 등 불리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A씨는 법원으로부터 조정기일이 잡혔다는 통지를 받았다. A씨는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었지만, 법원은 판결에 앞서 양측의 화해 가능성을 타진하는 조정 절차를 먼저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피고) 측에서 먼저 '조정 의사가 없으니 불출석하겠다'며 재판을 열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A씨 역시 조정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A씨는 상대방처럼 자신도 조정기일에 나가지 않으면 자동으로 재판이 열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혹시 모를 불이익이 있을까 봐 불안해졌다.
이런 경우 A씨는 어떻게 해야 소송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을까?
'안 나가면 재판으로 가겠지'…가장 위험한 착각
결론부터 말하면, 조정기일에 양측이 모두 불출석한다고 해서 재판이 자동으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불리한 결과를 맞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변호사들은 단순히 조정기일에 불출석하는 것은 위험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이 직권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강제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유수 유수빈 변호사는 "‘조정기일에 안 나가면 자동으로 본안 재판으로 돌아가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 번 불출석했다고 반드시 바로 본안 변론기일이 잡히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다시 조정기일을 지정하거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당사자가 받아보고 2주의 이의신청 기간을 놓치면 그대로 확정된다. 이 경우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생겨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된다.
'조정 의사 없음' 명확히 밝히는 '의견서'가 정답
따라서 조정 의사가 없다면 그 뜻을 법원에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여러 변호사가 조언했다. 단순히 불출석 의사만 밝히는 '불출석 사유서'보다는, 조정 의사가 없으니 재판을 진행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단순히 불출석 의사만 밝히기보다는 조정 의사가 없으므로 본안 소송 절차를 진행하고 변론 기일을 지정해 달라는 내용을 적는 편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 역시 "피고와 마찬가지로 ‘조정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해 ‘조정 의사가 없으므로 조정절차를 종료하고 본안 변론기일을 지정해 달라’는 취지로 기재하는 방법이 가장 간명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양측 당사자 모두 조정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조정 절차를 끝내고 본안 소송 절차로 사건을 넘기게 된다.
전자소송에 '재판회부신청서'가 없는데…어떻게?
그렇다면 어떤 서류를 어떻게 제출해야 할까. A씨가 궁금해했던 '재판회부신청서'라는 서류는 전자소송 시스템에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 경우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기타서류' 또는 '기타 신청서' 항목을 선택해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제목은 '조정불성립 및 변론기일 지정 요청서' 정도로 작성하고, 조정 의사가 없다는 사실, 조정기일 불출석 사유, 본안 재판 진행과 변론기일 지정을 요청한다는 내용을 기재하면 된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했다.
정리하면, 법원의 조정 절차에 응할 의사가 없다면 '조정 의사가 없고, 본안 재판을 원한다'는 뜻을 명확히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