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으로 모였지만 현실은 열정페이…게임 유튜버 직원 15인, 법원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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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으로 모였지만 현실은 열정페이…게임 유튜버 직원 15인, 법원에 모였다

2025. 09. 10 17:0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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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유튜버, 콘텐츠 제작 스태프에 최저임금 미달 보수 지급

재판부 "미지급 임금 지급" 판결

게임 유튜버 A씨가 스태프로 일한 팬 15명에게 수억 원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셔터스톡

유명 게임 유튜버 A씨. 그의 화려한 콘텐츠 뒤에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한 15명의 '그림자 스태프'가 있었다. 프리랜서 계약이라는 이름 아래 이뤄진 열정페이에 대해, 법원은 이들이 명백한 근로자라며 유튜버에게 수억 원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꿈의 직장의 민낯…수천 시간 일하고도 최저임금 이하

사건의 시작은 2020년, 게임 유튜버 A씨가 자신의 팬들을 대상으로 콘텐츠 제작팀을 모집하면서부터였다.


A씨의 팬이었던 원고 15명은 스토리 기획, 게임 내 건축, 3D 모델링, 영상 편집, 생방송 연기까지 콘텐츠 제작의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이들은 적게는 700시간, 많게는 4,000시간이 넘는 시간을 쏟아부으며 채널 성장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대가가 아닌 열정페이에 가까웠다. A씨는 이들에게 고정된 월급이 아닌, 몇 달에 걸친 장기 콘텐츠가 끝난 뒤에야 기여도에 따라 보수를 지급했다.


이들이 받은 돈을 근무 시간으로 환산하자 2020년과 2021년 당시 최저임금에 턱없이 못 미쳤다. 결국 이들은 "우리는 프리랜서가 아닌 근로자"라며 A씨를 상대로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유튜버 "자유로운 프리랜서였을 뿐"

법정에서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원고들에게 근무 시간이나 장소를 지정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업무 지시도 한 적이 없다"며 "이들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프리랜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고, 보수에서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법원의 판단 "카톡 대화가 증거"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정회일)은 스태프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사용종속 관계가 있었는지에 주목했다. 그 판단의 핵심 증거는 A씨와 스태프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단체 대화방을 통해 스태프들에게 수시로 업무 지시를 내렸다.

"배경에 있는 얼음 모양을 다른 걸로 바꿀 수 없을까요?"

"엔딩 끝나고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홍보물) 때립시다."

"스토리상 크리스마스 느낌 들어가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 겨울 옷 정도로 준비하면 될 것 같아요."


재판부는 이러한 구체적인 지시와 수정 요구가 상당한 지휘·감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A씨가 팀 간의 친목 자제, 콘텐츠 오픈 전 일주일은 모두 참여 등 사실상의 복무 규정을 공지하고, 다른 직업이 없는 백수를 선호한다고 말한 점 등도 근로자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로 인정했다.


법원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며, 고정급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스태프 15명을 모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이들이 온라인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 회의하고 업무를 수행한 시간을 모두 근로시간으로 계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A씨에게 최저임금 기준에 미달하는 임금 전액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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