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 거리 활보한 '친구 살해범' 정재환⋯만취로 기억 안 난다는데 '심신미약' 인정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나체로 거리 활보한 '친구 살해범' 정재환⋯만취로 기억 안 난다는데 '심신미약' 인정될까

2026. 07. 28 13:4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진짜 가만히 있을게" 애원에도 흉기 휘둘러

'경산 친구 살해 사건' 피의자 정재환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일 새벽,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24세 남성 정재환이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다.


피해자가 죽음의 문턱에서 다른 친구에게 걸었던 전화에는 범행 당시의 끔찍한 상황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피해자가 "진짜 가만히 있겠다, 너무 아프다"며 애원했지만, 정씨는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내가 얼마나 귀엽냐"며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범행 직후 온몸에 피를 묻힌 나체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다가 1시간 뒤 아파트로 돌아와 체포됐다.


현재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이 사건을 두고, 가해자의 형사책임 감경 여부와 유족의 추가 고소 등 법적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28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김연근 변호사(로엘 법무법인)의 분석을 바탕으로 핵심 쟁점을 정리했다.


범행 전후 편의점서 물건 구매⋯법조계 "심신미약 인정 어려울 것"


가장 먼저 떠오르는 쟁점은 가해자의 기억 상실 주장이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먹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근 변호사는 "형법에서 말하는 심신미약의 핵심은 기억력이 아니라 판단력과 통제력"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법원은 범행 당시뿐만 아니라 전후 행동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정씨가 범행 직후 편의점에 들러 목적에 맞게 물건을 사고, 친구에게 돈을 주며 "어머니께 전해달라"고 한 정황은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다.


유족 측 사체손괴죄 추가 고소⋯핵심은 '사망 시점'


두 번째 쟁점은 유족 측이 새롭게 제기한 사체손괴 혐의다.


유족은 시신에서 절단을 시도한 흔적이 발견되었다며 경찰 초동 수사 부실을 지적하는 한편, 정씨를 사체손괴죄로 추가 고소했다.


사체손괴죄는 형법상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김 변호사는 "살인 후 시체를 훼손했다면 두 죄가 경합범으로 적용되어 형량이 대폭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한 법적 요건은 매우 까다롭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이미 사망한 이후에 시체를 훼손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며 "살해 과정에서 생긴 상처인지, 사망 후 별도로 시체를 훼손한 것인지가 부검 결과와 법의학적 감정을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살인 혐의로 송치되었더라도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공소사실에 추가되는 것은 법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알몸 배회 용의자 놓친 경찰⋯국가배상 청구 가능할까


마지막으로 유족 측은 정씨가 나체로 거리를 배회할 당시 순찰 중이던 경찰과 마주쳤음에도 즉시 제압하지 못한 점을 들어 초기 대응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정지 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한 정씨의 혈흔을 추적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초동 조치 미흡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김 변호사는 "부실 대응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징계가 가능하며, 만약 경찰의 부작위로 인해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면 국가배상 청구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배상이 인정되려면 위법한 직무집행과 피해 발생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하므로 실제 책임 인정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