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ETF 투자해 10억으로 불렸는데…아내 사망 후 전부 미성년 딸에게 줘도 될까?
삼전닉스·ETF 투자해 10억으로 불렸는데…아내 사망 후 전부 미성년 딸에게 줘도 될까?
변호사들 "이해상반행위라 특별대리인 필수"
사후 계좌 거래는 협의서에 운용수익 귀속 명시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남편 A씨는 아내 사망 후 공동상속인인 미성년 딸에게 모든 유산을 물려주고 싶다.
아내가 남긴 예금과 주식 등 상속재산은 약 9억원대였다. A씨는 아내 사망 후 만기가 된 예금 4억원으로 아내 명의 계좌에서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
그 결과 현재 주식 자산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ETF 등을 포함해 약 10억원으로 불어났고, 예금은 약 1억원이 남았다.
A씨는 이 모든 재산을 딸이 상속하도록 하고 싶지만, 아내 사망 후 본인이 임의로 금융 거래를 한 점이 마음에 걸렸다.
과연 A씨의 계획대로 상속재산 전부와 사망 후 발생한 운용수익까지 모두 딸에게 문제없이 물려줄 수 있을까?
아버지와 딸의 상속 협의, 왜 '특별대리인'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버지가 미성년 딸과 상속재산을 나누는 협의를 하려면 법원이 선임한 '특별대리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변호사들은 아버지와 딸의 상속재산 분할은 법률상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친권자인 A씨와 미성년 자녀 사이의 상속재산 협의분할은 법률상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므로 미성년 자녀의 권리를 대변할 특별대리인 선임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아버지는 상속재산을 더 받으려 하고, 딸은 자신의 몫을 지키려 하는 이해관계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아버지가 딸을 대리해 상속 협의를 하면 그 협의는 무효가 될 수 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판례도 친권자가 미성년자를 대리하여 분할협의를 한 경우 민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일관되게 판시한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A씨가 계획한 대로 외할아버지를 특별대리인 후보자로 지정해 가정법원에 선임 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의뢰인의 뜻대로 외할아버지를 딸의 특별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진행하는 것은 법원에 청구 시 충분히 인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망 후 계좌 거래'가 가장 큰 변수…"형사 문제 소지도"
변호사들은 이 사건의 가장 큰 법적 위험으로 A씨가 아내 사망 후 고인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한 점을 꼽았다.
상속재산은 원칙적으로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확정되는데, 그 이후에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인 A씨가 임의로 계좌를 운용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배우자 사망 후 고인의 명의를 이용해 예금으로 주식을 매수한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형사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 역시 "사망 후 계좌 거래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이 사건의 승부처"라며 "이 거래가 누구의 권한으로 어떤 성격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늘어난 주식 자산과 운용수익이 상속재산에 포함되는 범위와 협의분할서에 담을 문구가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다만 변호사들은 이 문제 역시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동상속인인 A씨와 딸의 특별대리인이 '사망 후의 재산 변동과 운용수익까지 모두 딸에게 귀속시킨다'는 내용으로 합의하면 법적 분쟁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분쟁 막는 협의서 문구는? "운용수익·비용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결국 핵심은 상속재산 분할협의서를 얼마나 정교하게 작성하느냐에 달렸다. 변호사들은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분쟁을 막기 위해 협의서에 재산 목록과 운용수익 귀속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임의 처분이나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각 금융기관의 계좌번호와 주식 수량, 사업장 등록번호를 일일이 특정하여 기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는 또 다른 위험도 지적했다. 그는 "향후 미성년 딸이 성년이 된 뒤 또는 특별대리인 입장에서 관리 적정성을 문제 삼을 여지가 있다"며, 운용 경위와 자금 흐름에 대한 증빙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변호사들은 주식 평가 기준일 특정, 태양광발전소 사업장의 명의 이전 문제, 상속세 신고 등 세무적 이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