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의 눈물, 믿었다간 '재고소 금지' 덫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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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의 눈물, 믿었다간 '재고소 금지' 덫에 걸린다

2025. 12. 02 09:4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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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들 “고소 취하는 최악의 수”…피해금 회수와 형사처벌, 두 마리 토끼 잡는 법

사기 피해자가 가해자의 변제 약속을 믿고 고소를 취하하면 재고소가 불가능해 돈과 처벌 기회를 모두 잃을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돈 갚을게, 고소만 취하해줘” 사기꾼의 애원에 속는 순간, 당신은 돈도 처벌 기회도 모두 잃는다.


빌려준 돈을 떼이고 사기죄로 고소하자 가해자는 눈물로 호소한다. “돈은 꼭 갚을 테니 고소만은 취하해달라”는 애원.


피해 회수가 급한 마음에 이 ‘달콤한 속삭임’에 응하는 순간, 당신은 돈도 잃고 상대를 처벌할 기회마저 영원히 상실하는 덫에 빠질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채무자의 고소 취하 요구가 형사 처벌이라는 가장 강력한 압박 수단을 무력화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반드시 갚을 테니 신고만 말아달라'는 말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전형적인 말”이라며 “상대방의 변제 의사가 상실될 것을 염려하여 약해지시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돌이킬 수 없는 강, '재고소 금지'라는 족쇄


전문가들이 고소 취하를 극구 말리는 이유는 단 하나, ‘재고소 금지’ 원칙 때문이다. 우리 형사소송법(제232조 제2항)은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한번 고소를 취하하면, 상대가 약속을 어기고 돈을 갚지 않아도 같은 범죄 사실로는 두 번 다시 형사 고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법적 안정성을 위한 조항이지만, 사기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실무상 조사 전 고소를 취하한 후 다시 고소하는 경우 각하(소송 요건 미비로 사건 종결) 대상”이라며 “고소 취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에 극히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약속만 믿고 고소 취하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피해자는 가장 강력한 법적 무기를 스스로 버리는 셈이다.


진짜 압박 카드는 ‘고소 유지’…형사·민사 ‘투트랙’이 정답


그렇다면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해답은 명쾌하다. ‘고소를 유지한 채 합의’하고, ‘민사소송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오히려 고소를 유지하는 것이 변제 가능성을 높인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사기 혐의가 인정돼 정식 입건되면 상대의 변제 의사는 더 증가할 수 있다”며 “변제하지 못하면 형사 처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소하면 돈 안 갚겠다’는 말은 처벌을 피하려는 협박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최선의 전략은 형사 고소를 끝까지 유지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고소를 유지한 채 피고인과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만약 돈을 전부 돌려받는다면, 그때 가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가해자의 선처를 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아가 형사 절차와 별개로 지급명령 신청이나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 등 민사 절차를 함께 밟아야 실질적인 피해 회수가 가능하다. 사기꾼의 눈물 섞인 호소에 마음 약해져선 안 된다.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법이 보장하는 절차를 냉정하게 활용하는 것이 내 돈을 되찾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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