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법인카드로 9억 '상품권깡' 카이스트 직원 처벌 수위는
학교 법인카드로 9억 '상품권깡' 카이스트 직원 처벌 수위는
법인카드로 상품권 구매 후 현금화하는 수법 반복
돌려막기로 수사망 피하다 결국 덜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예산 집행 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30대 여성 직원 A씨가 학교 법인카드를 이용해 약 9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2026년 4월 1일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A씨를 업무상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씨의 수법은 이른바 '카드깡'이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약 4년간 학교 법인카드로 대량의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이를 상품권 매매업소에 되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이었다. 예산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직책이 오히려 범행의 도구가 된 셈이다.

돌려막기는 어떻게 4년을 버티게 했나?
A씨가 장기간 발각되지 않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돌려막기'가 있었다.
먼저 결제한 법인카드 대금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사서 현금화한 뒤 그 돈으로 이전 카드 대금을 메우는 방식이다.
카드 사용 내역 자체는 존재하되, 실제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였다.
결국 2025년 9월 학교 측이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A씨의 범행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현재 수사당국은 횡령 자금의 구체적인 용처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경법 적용 여부가 형량의 분수령
이 사건의 향후 쟁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적용 여부다.
A씨의 이득액이 9억 원 상당이라면 특경법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구간에 해당해 법정형 하한이 징역 3년으로 올라간다. 징역 3년을 초과하면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므로 실형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다만 돌려막기에 사용된 금액이 실제 이득액에서 제외될 경우, 순수 사적 유용 금액이 5억 원 미만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유사 사건에서 법원은 돌려막기 부분을 불법이득 의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배임죄의 책임 범위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 경우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10년 이하 징역)만 적용돼 집행유예 가능성이 열린다.
결국 수사당국이 9억 원의 자금 흐름을 얼마나 정밀하게 추적하느냐에 따라, A씨에게 적용될 법조항과 형량의 무게가 갈릴 전망이다. 피해 회복 여부 역시 양형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